[트럼프 재집권] 관세폭탄 예고에 기업들 탈중국 가속

연합뉴스 2024-11-08 16:00:42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미국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중국산 수입품 관세를 피하기 위해 중국 탈출을 서두르고 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신발 소매업체인 스티븐 메이든은 중국 내 생산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가속화하고 있다.

애초 내년에 중국 내 생산을 10% 줄인다는 목표였는데 감소 폭을 40%로 높인 것이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 에드워드 로젠펠트는 콘퍼런스콜에서 "어제 아침부터 우리는 그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상당한 관세를 부과하는 새로운 정책을 고려해볼 때 그것은 공급망뿐만 아니라 전체 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몇 년 전만 해도 미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95%를 중국에서 수입한 이 회사는 공급망을 캄보디아와 베트남, 멕시코 등으로 옮겨왔다.

현재는 사업의 절반 정도가 관세 대상이 될 수 있는데 회사의 계획대로라면 이 비율이 내년 안에 약 25%로 떨어지게 된다.

미국 소비재 기업들은 잠재적인 관세를 피하려고 애쓰는 한편 관세가 상품 가격에 미칠 영향을 경고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내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60% 이상, 다른 나라에서 수입되는 모든 수입품에 관세 10~20%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오랫동안 미국 기업들은 생산 비용이 저렴한 중국 공장에 생산을 의존해 왔다.

메이태그와 아마나 등 브랜드를 둔 가전업체 월풀은 관세가 인상되면 미국 소비자들은 전자레인지 가격 인상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월풀 최고재무책임자(CFO) 짐 피터스는 대선 전 인터뷰에서 "우리가 중국에서 가장 많이 얻는 것은 전자레인지"라며 이렇게 말했다.

다만 월풀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자사 제품을 미국에서 생산하는 덕분에 다른 제조업체보다 관세 위험을 덜 받는다고 그는 덧붙였다.

고양이용품 등을 제조하는 오일-드라이 CEO 댄 야피는 유일한 재료 공급처가 중국이라며 실리카겔로 만든 고양이 모래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세제와 전동칫솔 등을 생산하는 처치 앤 드와이트는 구강케어 사업을 포함해 이미 생산 일부를 중국에서 다른 곳으로 옮겼다.

이 회사 CFO 릭 디어커는 "관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계획이 있고 조치를 했다"며 "우리는 그것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고 했다.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