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기소…현장소장도 집행유예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2022년 서울의 한 군부대 공사장에서 60대 노동자가 토사에 매몰돼 숨진 사고와 관련해 건설업체 대표와 현장소장이 각각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강영기 판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원건설그룹 대표 최모(50) 씨에게 최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법인에 대해서는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현장소장 백모(67)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앞서 2022년 11월 17일 이 업체가 공사를 맡은 서울 은평구의 군부대 공사장에선 오수관로를 설치하던 60대 노동자 A씨가 무너진 토사에 매몰돼 숨졌다.
굴착면의 높이가 2m 이상인 지반의 굴착작업을 하는 경우 안전·보건 관련 사항이 포함된 작업계획서를 작성해 작업해야 하고 지반을 굴착할 때 토사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완만한 기울기를 유지해야 하는데, 해당 현장에선 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으로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피해자의 유족들이 입었을 고통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안전조치 의무 위반으로 발생하는 산업재해를 방지하기 위해 결과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최씨 측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의 공사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된 것이 지난 1월 27일이며 사고 당시 공사 금액은 47억여원으로 법 적용 대상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사고 이전 공사 금액이 51억여원으로 증액돼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작업자의 사망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는 점, 유족들과 합의한 점, 사고 발생 후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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