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조민욱 기자] 부산에서 나고 자랐으며 앞으로도 이곳을 지킬 작가가 부산의 ‘잊힌’ 이야기를 담았다. 으레 ‘부산’ 하면 떠오르는 선입견에 맞서 부산 시민도 잘 알지 못하는 진짜 역사와 지식을 능청스러운 입담으로 살살 버무린다.
제목의 ‘마마마’는 “마!/ 쌔리 마/ 고마 마/내싸 마,/ 마 함 가보입시다” 등 부산 말에 양념처럼 들어가는 ‘마’에서 따왔다. ‘마’ 하나에 담긴 다채로운 뉘앙스처럼 부산이 품은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1부는 부산의 잊힌 곳을 탐방하는 공간적 여행기다. 2부는 박재혁 의사나 강수열 열사, 부마민주항쟁 등 역사에 준엄했던 부산의 열기를 탐방하는 시간적 여행기다.
3부는 점점 쇠퇴하되 여전히 사람 사는 냄새가 풀풀 나는 마을 이곳저곳을 탐방하니 정취적 여행기의 구성을 띤다. 마지막으로 4부는 부산의 먹거리 등 즐거움을 새로이 소개하는 유희적 여행기라 할 수 있다.
타지 사람은 그렇다 치고 부산사람에게 부산을 물어보면 뭐 그렇게 아는 게 없다. 버스, 지하철 노선만 좔좔 외울 뿐 사는 동네에 뭐가 있고 어떤 역사가 서려 있는지 관심이 없다. 부산 어디가 좋냐는 질문에 해운대, 광안리, 자갈치, 남포동, 서면 대답하면 끝인 게 부산사람의 특징이다.
부산이 지켜주지 못했던 불세출의 야구 영웅 최동원처럼 뭔가 잃어버리고 나서야 다들 그 소중함을 아는 것이다. 사라져가는 산복도로, 고층아파트에 가려지는 부산항 등 풍경의 향취를 잃어버린 부산사람은 이제 어디를 바라보며 희망을 품어야 할까? 이에 작가는 외친다. “뭔데? 왜 또 갑자기 분위기 어두워지는데? 그라지 말고 마, 인자부터 같이 함 댕기 보입시데이!”
작가 배길남은 2011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사라지는 것들’로 등단했다. 소설집 ‘자살관리사’, ‘짬뽕 끓이다 갈분 넣으면 사천짜장’, 로컬에세이 ‘하하하, 부산’, 장편소설 ‘두모포왜관 수사록’ 등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