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개발·CCS 사업 ‘비상’…발목 잡는 국회·기재부

데일리한국 2024-11-08 13:39:49
22대 국회의 내년 예산안 심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국회 산자위가 7일 산업부 예산안 심의를 위해 개최한 전체회의의 모습.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22대 국회의 내년 예산안 심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국회 산자위가 7일 산업부 예산안 심의를 위해 개최한 전체회의의 모습.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가 진행하는 동해 심해가스전 탐사시추 사업과 동해-1가스전 CCS화 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국회와 기획재정부가 이들 사업에 예산 편성을 꺼리고 있어서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관계자는 7일 야당 일각이 보이는 동해 심해가스전 내년 예산 전액 삭감 움직임에 “타협점을 찾을 수 없어 답답하다”며 “유전개발사업출자 사업은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사업”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앞서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기후행동의원모임 ‘비상’은 동해 심해유전 탐사시추 예산인 유전개발사업출자 내년 예산 요구액 505억 5700만 원 전액을 삭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은 7일 개최된 국회 산자위 전체회의에서 산업부 장차관과 본부 요원들 앞에서 다시 한번 전액 삭감 방침을 밝혔다. “사업에 대해 산업부와 석유공사가 충분히 소명하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산업부 고위관계자는 “예산을 받을 수 없다면 석유공사 자체 예산을 쓸 수 밖에 없는데 석유공사가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석유공사는 2023년 자산 18조 2295억 원, 부재 19조 5781억 원으로 1조 3486억 원 자본잠식 상태다.

다만, 당기순이익이 2022년 3130억 원, 2023년 1788억 원으로 2년 연속 발생했고 영업이익도 2021년 4474억 원, 2022년 1조 9899억 원, 2023년 8465억 원으로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자료=한국석유공사 제공 자료=한국석유공사 제공

국민 사이에서도 자본잠식 상태인 석유공사의 부채 규모를 보면 동해 심해가스전에 대한 투자를 진행해선 안된다는 시각과 호전되는 경영상황에 힘입어 진행해야 한다는 시각이 병존하고 있다.

석유공사 전체 예산에서 정부예산 비중이 2023년 1.9%(1048억 7000만 원), 2025년 2.5%(1275억 3000만 원) 수준이어서 자체 예산으로 진행하라는 목소리도 높다.

산업부는 유전개발사업출자를 통해 자원개발생태계를 복원해 공급망 구축까지 연결짓는다는 전략이다. 석유공사도 해외광구보다 국내에서 광구를 갖는게 이점이 있어 동해 심해가스전 탐사시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석유공사가 진행하는 탄소포집저장(CCS) 관련 사업도 같은 상황이다.

기재부는 ‘동해가스전 활용 탄소포집저장 실증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를 올해 1월 착수했는데 결론을 쉽게 내지 못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2030년까지 연간 48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CCS로 처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 중 120만톤을 우선 동해-1석유가스전에 저장할 계획인데 기재부 예타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속앓이다. 게다가 여당 일각에선 CCS 대신 CCU를 부각시키고 있어 더욱 당황스럽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5일 국회 산자위 산업부 종감에서 "CCS는 한국 여건에선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CCU 사업을 추진하는게 더 효율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산업부는 내년에 △CCU 실증지원센터 구축(147억 1500만 원) △CCUS 진흥센터 구축 예산(3억 순증)을 요구한 상황이다.

산업부는 CCS 관련해 폐갱도를 활용한 이산화탄소 육상저장 시범사업에 3억 원을 순증해 요구했다. 탄소포집활용의 약자인 CCU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고압으로 압축해 고형화하는 기술인데 에너지비용도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CCS사업은 정부가 추진하는 수소경제와 탄소감축 사업과도 연계돼 있다.

LNG를 개질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하면 그레이수소를 블루수소로 전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산업용 가스, 석유화학 플랜트에서 발생하는 각종 온실가스를 포집해 영구 격리하면 2050 탄소감축 목표 달성에도 도움된다. 

CCS로의 전환을 준비 중인 동해-1 가스전 해상플랫폼 하부 구조물.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CCS로의 전환을 준비 중인 동해-1 가스전 해상플랫폼 하부 구조물.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