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 글로벌타임스 여론조사…미국인 75% "국내 불평등 크다"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미중관계 전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양국 국민 90%가 미중관계를 우려하고 있다고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타임스 연구소는 미중 양국 국민을 대상으로 '미중 양국의 상호 인식에 대한 여론조사'를 지난 9월 29일부터 지난달 16일까지 진행했다.
조사 결과 미국과 가장 중요한 관계의 국가를 묻는 말에 미국인 39%는 중국을 꼽았다. 이어 영국, 유럽연합(EU), 캐나 등 3개국이 각각 33%의 응답을 얻었다.
미국인들은 이어 미중관계에 대해 87%가 우려를 나타냈고, 이 중 55%는 '높은 수준의 우려'라고 답했다.
중국 외교부 산하 대학 외교학원의 리하이둥 교수는 글로벌타임스에 "미국 국민이 미중관계를 주목하는 것은 양국 사이에 얽힌 이해관계를 분명히 알고 있고, 미국 정치인과 언론이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묘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인들도 응답자 90% 이상이 미중관계에 우려를 표명했다. 역시 이 중 67%는 '높은 수준의 우려'라고 답했다.
특히 이번 미국 대선과 관련해서 중국인 응답자 14%는 '매우 우려', 50% 이상이 '비교적 우려'라고 답했다. 현재 중국에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에 대해서는 43%(2위)가 미국을 꼽았다.
또 중국인 응답자 77%는 미국이 중국산 제품의 관세를 인상하는 것과 관련해 미국에 대한 추가적 보복 조치를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양국 국민들은 경제 교류, 인적 교류, 기후변화와 관련한 협력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에는 인식을 함께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인들의 국내 정치에 대한 평가와 인식이 부정적이라는 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미국인 38%가 현재 민주주의 체제가 성공적이라고 평가했으며, 사회 거버넌스에 대해서는 24%만이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미국 응답자 75%가 미국 내 부의 불평등 수준이 '크다' 또는 '매우 크다'고 응답했다.
미국 연방정부 총 부채가 35조달러(약 4경8천400조원)라는 역대 최고치를 넘어선 가운데 미국인 응답자들은 "미국 정부가 파산 직전이며 권력이 급격히 떨어졌다고 인식한다"고 글로벌타임스는 보도했다.
아이오와에 사는 '2000년대 이후 출생자'인 한 미국인은 설문 조사에서 "사람들이 3개의 직장을 가지고도 여전히 집을 구하거나 식료품을 살 여유가 없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의료 문제는 말할 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리하이둥 교수도 "물가, 의료, 취업 등 민생과 관련한 정책이 실패했다는 의미"라며 "현재의 실망과 비관은 1930년대 대공황 때를 연상시킨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조사에는 미국 50개 주 이상에서 3천134명의 유효 응답과 중국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16개 도시에서 2천108명의 유효 응답이 반영됐다. 조사 대상은 연령과 성별 등의 최신통계 비율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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