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명이 '스테이업' 창설…AI 드론 시스템 연구도 활발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각종 위험 요소가 숨어있는 재난 현장에서 드론이 쓰일 곳은 무궁무진합니다. 특히 실종자를 찾기 위해 넓은 범위를 수색해야 할 때 드론을 챙겨 출동하고 있습니다."
소방의 날을 하루 앞둔 8일, 전북자치도소방본부 완주소방서 소속 김무영 소방교가 '스테이업(Stay-Up)' 활동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
스테이업은 지난해 9월 창단된 도 소방본부의 드론팀이다. 팀이지만 한곳에 모여있지 않고 도내 15개 소방서에서 22명의 팀원이 각자 근무하다가 동원령이 떨어지면 활동에 투입되는 식이다.
팀원들은 근무 날에는 각자 맡은 업무를 하다가 비번인 날 손이 빌 때면 전북의 어느 현장이든 달려간다.
스테이업 명칭을 지었다는 전주완산소방서 소속 김민규 소방교는 "Up은 하늘에 떠 있는 드론을, Stay는 드론을 활용해 현장을 머물며 지킨다는 의미가 있다"며 "24시간 신속하게 대응하고자 하는 대원들의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번인 날 추가 근무를 해서 힘들기보다는, 꼭 필요한 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미소 지었다.
김 소방교의 말처럼 드론은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의 '또 하나의 충실한 눈'이 돼 신속한 대응을 돕고 있다.
2021년부터 지난 9월까지 도 소방본부에서 화재나 구조 현장에서 드론을 활용해 임무를 수행한 경우는 298건에 달했다.
특히 드론은 사람의 접근이 어렵거나 위험해 맨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재난 현장의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데 유용하게 쓰인다.
지난 4월에는 완주군 상관면의 야산에서 고사리를 채취하다가 실종된 80대 노인을 스테이업 팀원이 드론 장비를 활용해 구조하기도 했다.
당시 대원들은 실종자 예상지점에 드론을 띄웠고 수색을 실시한 지 23분 만에 산 정상 부근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이 노인을 찾았다.
김무영 소방교는 "보통 드론으로 현장을 본다고 하더라도 수풀 등 지형지물 아래에 머물 경우 구조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 어르신이 무사히 구조돼서 다행이었다"며 "드론이 현장에서 더 요긴하게 쓰일 수 있도록 AI드론 시스템을 연구하는 등 팀원들 각자가 드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소방대원 중에서 스테이업 팀원들만 드론을 조정할 수 있는 것 아니다.
드론 자격증을 가진 소방대원이 도내에 340명이나 되지만, 스테이업은 그중에서도 특히 드론에 관심 있는 대원들이 모여 있다.
도 소방본부가 소방서에 드론을 최초로 배치한 2021년 전부터 드론에 관심이 많아 자격증 등을 취득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김민규 소방교는 "입직 후 첫 발령지가 완주군 고산면이었는데, 지번이 정확하지 않을 때가 많아 망원경을 이용해 사고 현장을 찾아보곤 했다"며 "드론을 띄우면 환자를 빨리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드론 공부를 하게 됐다. 다른 대원들도 드론을 배우게 된 동기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 드론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다 보니 개인 기체를 이용해 현장에 나가기도 한다.
군산소방서 소속 방극환 소방교는 "군산의 한 공장에서 불이 났을 때, 본부 상황실에서 자세한 화재 진압 상황을 요청해 당시 한 대원이 개인 기체를 이용해 구석구석 촬영해 전달한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언제 어디서 드론이 필요할지 모르기 때문에 늘 개인 장비를 차에 싣고 다닌다"며 "드론 덕분에 위험한 구조현장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게 됐다. 드론은 참 고마운 존재"라고 웃었다.
김무영 소방교는 "개개인의 열정이 뛰어나고, 도 소방본부에서도 드론팀을 적극 지원하고 있지만 지금보다 더 많은 대원이 모이면 더 큰 시너지가 생길 거라 생각한다"며 "더 자주 현장에서 드론을 이용해 활약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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