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박물관 일제총독 석물 원위치 이전…시민단체 등 지적 반영

연합뉴스 2024-11-08 10:00:37

일제강점기 잔재물임을 알리는 안내판도 설치 계획

지지대가 설치돼 우뚝 선 형태로 전시된 석물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경남 창원시 마산시립박물관에 있는 일제 총독 글씨가 새겨진 석물(石物)이 다시 화단에 누운 형태로 이전·설치된다.

마산박물관은 지난 7일 운영자문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해당 석물은 총 두 개로, 마산박물관 부지에 있었던 옛 추산정수장을 기리기 위해 일제가 만들었다.

해방 이후 추산정수장이 사라지고 1995년 민족정기 살리기 사업이 진행되면서 석물은 마산합포구 산호공원으로 옮겨졌다가 마산박물관이 조성된 2001년 다시 박물관 부지로 돌아왔다.

기존에는 박물관 부지 내 화단에 누운 형태로 설치돼 있었는데 2022년 하반기 무렵 박물관 야외전시장 정비사업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지지대가 설치되고 우뚝 선 형태로 자리잡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사실을 최근 확인한 시민사회단체와 더불어민주당 창원시의원들은 석물의 원위치 이전 등 요구를 해왔다.

또 일제강점기 잔재물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석물 주변에 없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석물에는 일제강점기 조선 총독으로 부임한 사이토 마코토와 당시 마산 부윤(시장)을 지낸 판원지이(板垣只二)의 글씨 '산명수청'(山明水淸·산수가 맑고 깨끗해 경치가 좋음)과 '수덕무강'(水德无疆·물의 덕은 커서 끝이 없음)이 각각 적혀 있다.

시 관계자는 "운영자문위원회 결정에 따라 지지대 철거 후 원래 형태로 화단에 설치하고, 석물이 일제 잔재물임을 알리는 안내판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라며 "준비되는 대로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k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