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업하기 좋지 않은 날씨…파도 치거나 어획물이 아래로 향했을 가능성"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8일 제주 해상에서 고등어잡이 어선이 침몰해 12명이 실종돼 수색 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해당 어선이 소속된 대형선망수협은 외부 요인으로 선박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원인을 추정했다.
8일 대형선망수협에 따르면 이날 제주에서 침몰한 어선인 대형선망은 본선 1척, 주등선과 부등선, 운반선 3척 등 6척이 하나의 선단을 이뤄 어군을 찾아 이동하며 움직인다.
본선을 주축으로 주등선, 부등선이 함께 그물을 치면 운반선 3척이 교대로 그물에 갇힌 어획물을 퍼 올리는 방식이다.
이번에 제주 해상에서 침몰한 배는 본선이다.
수협은 본선에서 어획물을 운반선으로 옮겨 싣는 작업을 하던 중 선박이 갑자기 한쪽으로 쏠리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수협 관계자는 "생선이 갑자기 바다 아래로 향하거나, 파도가 치는 등 외부적 환경으로 인해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게다가 출항을 할 수 있는 날씨였지만, 맑지 않아 조업하기 좋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날씨였고 파도가 평소보다 높은 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날씨가 좋지 않아 조업을 못 했기 때문에 바다 아래 생선이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실제 사고 당시 어획량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실종자 대부분이 한국인인 것에 대해서는 "통상 외국인 선원들이 갑판에서 작업을 많이 하는데, 바다에 빠졌을 경우 구조하기 수월했을 것"이라며 "선박 안에서 작업하던 이들은 배가 침 몰되면 빠져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당시 같은 선단의 선박이 분명 구조를 하려고 했을 텐데, 밤에 조업하는 데다가 파도까지 쳐서 시야 확보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제주 해상 근처에 있는 대형선망 어선들은 실종자 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형선망수협은 제주로 인력을 파견해 상황 파악에 나선 한편 실종자 가족이 현장에 모일 경우 이들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4시 33분께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4㎞ 해상에서 부산 선적 129t급 선망 어선 금성호가 침몰 중이라는 신고가 해경에 들어왔다.
금성호 승선원은 출입항관리시스템상 27명(한국인 16명, 외국인 11명)으로, 현재 15명은 인근 선박에 구조돼 제주 한림항으로 들어왔다.
구조자 중 2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금성호 선체는 완전히 침몰했다고 해경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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