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자본주의 폐해에 눈 감고 있는 동안 산이 불타고, 생물이 멸종하고,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한다."
최근 출간된 '거의 모든 것을 망친 자본주의'(선순환)는 역사학자 입장에서 자본주의가 지구 환경에 끼친 악영향을 파헤친 책이다.
자연과 환경에 대한 종교적 영향력 연구 권위자인 마크 스톨 미국 텍사스공대 환경사학과 교수가 자본주의와 환경 문제의 연관성을 역사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저자는 농업과 목축의 시작으로 생태계 균형이 깨지기 시작했고, 급속한 산업화로 대규모 자원 소모와 환경 오염을 초래했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자본주의가 고도화된 '소비자본주의'가 등장하면서 희귀 자원의 고갈이 가속화하고, 복잡한 폐기물 문제가 발생하면서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환경 파괴가 진행됐다고 진단한다.
특히 소비자본주의가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눈에 띈다. 아무런 이윤 창출 없이 투자자들이 투자한 돈으로 다른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폰지 사기는 기존보다 훨씬 많은 투자금이 계속 유입되지 않으면 지속 불가능한 투자 형태다.
마찬가지로 소비자본주의도 생존을 위해선 끊임없는 성장과 환경 파괴를 강요한다고 저자는 꼬집는다.
점점 속도가 빨라지는 소비자본주의란 '회전목마'에서 내리려면 재생 가능 에너지를 채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다소 과격한 측면도 있지만, 막대한 경제적·정치적 힘을 지닌 대기업의 해체를 또 다른 해결책으로 제시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404쪽.
hy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