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K-제약바이오, 위기와 기회 '공존'

뷰어스 2024-11-08 02:00:15
자료=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미국 47대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가 받을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 바이든 행정부와 약가 인하, 중국 견제 등 굵직한 현안에는 같은 정책 기조를 유지하지만, 자국산업과 경제의 우선을 강조하는 만큼 부담도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책으로 의료비 절감, 바이오 시장 경쟁 촉진, 대중국 제재 강화, 자국 우선주의 등을 내세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와 동시에 주의가 필요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앞선 재임기간에도 약가인하에 따른 의료비 절감과 필수의약품의 미국내 생산강화를 주장하는 등 제약바이오 산업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번 임기 역시 정부 재정부담과 의료비 절감을 위해 주요 제약사의 의약품에 대한 약가 인하를 추진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가격이 저렴한 복제약과 바이오시밀러 활용 폭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특정 의약품에 대한 직접적인 가격 인하 대신 저렴한 복제약과 바이오시밀러 확대를 통한 시장 경쟁으로 자율적이고 간접적인 약가인하를 유도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기업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허가를 받은 바이오시밀러는 총 14종으로 FDA 허가한 바이오시밀러 62종 중 미국(24종) 다음으로 많다. 산업연구원이 발간한 미국 대선 시나리오별 한국 산업 영향과 대응방향 리포트에서도 “트럼프는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의 사용 촉진에 우호적인 입장이라 한국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수요가 최소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반중 정서 역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 기업을 저지하는 게 핵심인 생물보안법이 최종 통과 되면 중국 바이오기업의 입지는 크게 좁아진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업체인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등은 2032년 전에 사실상 미국에서 퇴출된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70억3430만 위안(3조244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매출 기준 글로벌 CDMO 기업 2위를 차지했으며 매출을 절반가량을 북미지역에서 올렸을 정도로 미국 내 비중이 크다. 우시를 통해 의약품을 생산하던 기업들은 다른 기업을 찾아야 하는데 국내 CDMO 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편중돼 있는 글로벌 의약품 공급만 재편에 대해 한국, 일본 등 동맹국 협력 보단 자국내 생산 확대를 중시하는 입장이라 단순히 호재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경쟁을 강화하기 위해 제네릭, 바이오시밀러 사용을 촉진하는 과정에서 국내 기업들에 대한 반사이익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산업연구원은 “미국의 필수의약품 및 의료기기에 대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것에 대비해 국내 필수의약품 적정 재고 관리, 바이오시밀러의 현지 시장가격에 대한 개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협상력 제고 및 대응 논리를 마련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