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의지 있나" 냉랭한 분위기 속 책임자 문책·사과 요구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오진송 권지현 기자 = 의료계는 7일 윤석열 대통령이 늘어난 내년도 의대 정원을 재조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자 의정 갈등을 해결할 의지가 없다고 비판하면서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애초 기대하지 않았다는 냉소적인 평가 속에 전공의들은 현재의 의료 공백을 초래한 데 대해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의 인식이 달라진 게 없다는 볼멘소리마저 잇따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년도 (의대) 정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대로 됐다"며 "2026년 정원은 의료계와 협의체에 의견을 내라고 했으니 같이 논의해 합리적 의견이면 거기에 따르면 된다"고 말했다.

내년도 의대 정원은 논의의 대상이 아니라는 정부 입장이 명확해진 셈이다.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은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에 대한 생각이나 계획, 이미 진행 중인 입시 등에 대해선 어떻게 할지 구체적인 언급이 없지 않았느냐"며 "현 사태를 풀고자 하는 의지가 전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역시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는 짤막한 평을 전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윤 대통령 언급이 원론적이라며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김성근 전의교협 대변인은 "오늘 회견에 딱히 언급할 내용이 없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 담화에 따라 여야의정 협의체 등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는데 그런 영향을 주진 않을 듯하다"며 "예측에서 벗어나지 않은 게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될 정도"라고 촌평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관계자는 의견을 낼 만한 상황이 아니라면서도 내년도 의대 정원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언급했다.

의정갈등의 핵심 당사자인 전공의들의 반응도 싸늘하다.

사직 전공의 A씨는 "전공의들을 돌리려면 책임자 파면과 함께 실수를 인정하고 책임지고 되돌리겠다는 발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의료계가 원하는 사법 리스크 완화 등을 직접 언급한 건 긍정적이지만 이미 대정부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며 "믿지 못하겠다"고도 했다.

또 다른 전공의 B씨는 "여전히 불통인 모습"이라며 "어쨌든 증원 규모 조절에 대한 내용이 있어야 했고, 의료공백에 대한 인정과 사과도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jan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