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 시진핑 축하 메시지…"中美, 싸우면 모두 다쳐"(종합)

연합뉴스 2024-11-08 00:00:40

당선 확정 이튿날 축전 발송…"호혜협력 확장, 적절한 이견 통제 기대"

2020년 대선 때는 패배 불인정 등 불확실성 속 선거 3주가량 후 축전

2019년 일본 오사카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과 시진핑 국가주석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면서 양국 협력을 강조했다.

7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트럼프 당선인에게 보낸 축전에서 "역사는 우리에게 중미가 '협력하면 모두에 이롭고(合則兩利) 싸우면 모두가 다친다(鬪則俱傷)'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안정적이고 건강하며 지속 가능한 중미 관계는 양국의 공동 이익과 국제 사회의 기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양국이 상호존중·평화공존·협력호혜의 원칙을 견지하면서 대화·소통을 강화하고, 이견을 적절히 통제하기를 희망한다"며 "호혜협력을 확장하고 신시기 중미의 올바른 공존의 길을 걸어 양국과 세계에 이롭게 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이날 한정 중국 국가부주석도 J.D. 밴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에게 축전을 보내 당선을 축하했다.

중국은 트럼프 당선인이 처음 대선에서 승리한 2016년에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대선 결과에 승복한 다음 날 시 주석의 축전 발송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이 축전에서 "나는 중미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당선인과 함께 이 노력을 해나갈 것을 기대하며 서로 충돌하거나 맞서 싸우지 않으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시 주석은 현직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된 2020년 대선 때는 상대였던 트럼프 현 당선인이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등 불확실성이 계속되자 선거 3주가량 지난 뒤 "양측이 충돌과 대항을 피하고 상호존중과 협력의 정신으로 갈등을 관리해 중미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과 세계의 평화와 발전을 추진하자"는 당선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날 중국 외교부 브리핑에서는 시 주석이 '축하 전화'를 건 것인지에 관한 질문이 잇따랐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하전을 보냈다"(致賀電)고 했는데, 중국어에서 '하전'(賀電)은 일반적으로 '축하의 뜻을 담은 전보'의 의미로 쓰인다. 각국이 서로 공식적인 축하를 전할 때 쓰는 축전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이날 신화통신 발표에 앞서 미국 CNN은 소식통을 인용, 시 주석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어(called) 대선 승리를 축하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 영문판은 '전화'나 '축전' 등의 말을 모두 쓰지 않고 "시진핑 주석이 7일 도널드 트럼프에게 축하의 뜻을 전했다(extended congratulations to Donald Trump)"고만 표현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서방 매체 취재진의 잇단 질문에 구체적인 답을 하지 않은 채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하전을 보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x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