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홍여정 기자]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트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미국 우선주위 기조를 내세우는 트럼프의 귀환에 국내 산업계는 긴장과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특히 건설업계는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지속적으로 언급함에 따라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수주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반면 해외 수주 텃밭 중 한 곳인 중동 정세 불안 전망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7일 삼성KPMG가 발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국내 산업 영향’에 따르면 ▲반도체 ▲자동차 및 이차전지 ▲에너지 ▲조선 ▲건설 ▲농식품 ▲방위 ▲AI(인공지능) 등 주요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삼정KPMG는 이번 미국 대선의 주요 키워드로 ‘T.R.U.M.P’를 제시하며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정책 대변혁(Trade and Tariffs) ▲리스크 감수(Risk Taking) ▲예측 불가한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Unpredictability) ▲제조업 강국(Manufacturing) ▲상충되는 공약 추진의 기대와 우려(Paradox) 등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 산업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수혜 기대와 중동 시장 경색에 따른 일감 축소가 우려됐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에서 승리할 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을 신속하게 종식시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국내 건설사 입장에서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이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9월 국토부는 민·관 합동 ‘우크라이나 재건협력 대표단’을 구성,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직접 찾아 ‘한국-우크라이나 재건협력포럼’을 개최하는 등 재건 사업 참여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대비 중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7월 국토교통부와 보리스필 공항 확장공사에 대한 협약을 맺었고, 같은 해 11월엔 우크라이나 전력공사로부터 1조원 규모의 송변전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최서단 리비우시에서 스마트시티 건설을 위한 업무협약을 진행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진행 시기는 불투명하지만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으로 일감이 생기는 것은 업계 호재로 볼 수 있다”라며 “다만 우크라이나 현지 사업 경험이 적고 사업성, 리스크 등 검토할 것이 많아 쉽게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소형모듈원전(SMR) 시장 확대 가능성도 점쳐진다.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반대하며 화석연료 산업의 확대, 신재생에너지 산업 축소 등을 강조해왔다. 현재 국내 건설사 중에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이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해외수주 텃밭인 중동 시장은 불확실성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중동 사태 확전에 대해 바이든 정부 정책을 비판하며 강경책을 예고한 바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중동 지역 수주 현황은 지난해 상반기 38.3%에서 올해 상반기 64.3%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삼정KPMG는 “최근 국내 건설사의 중동시장 의존도가 확대되는 가운데 트럼프 재집권으로 중동 긴장도가 높아질 경우 중동 국가 신규 발주 감소, 프로젝트 지연 등이 현실화되며 직·간접적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