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초조한 표정으로 기도 집중…"떨지 않고 준비한 대로만 수능 보길"
"학부모 방문자 집계조차 힘들어…해 뜰 무렵 더 붐벼"
(경산=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자녀가 준비한 만큼만 수능 보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일주일 앞둔 7일 오후, 경북 경산시 와촌면 팔공산 갓바위(관봉석조여래좌상).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간절하고 초조한 표정으로 갓바위를 향해 끊임없이 기도했다.
갓바위는 불상 머리 위에 갓 모양의 자연석을 얹어서 갓바위 부처라고도 불린다.
'간절히 빌면 하나의 소원을 꼭 들어준다'는 설이 전해지면서 매년 수능을 앞두고 학부모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부산 해운대구에서 왔다는 김덕연(52)씨는 "둘째 자녀가 수능을 쳐서 아내랑 왔다"며 "떨지 않고, 실수하지 않고, 준비한 만큼만 시험을 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학부모로 보이는 이들은 이마에 흘러내리는 땀방울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염주를 손에 쥐고 눈을 감은 뒤 갓바위를 향해 한참을 고개 숙이며 기도하기도 했다.
김혜연(49)씨는 "집에 큰일을 앞두고 있으면 갓바위를 찾는다"며 "딸이 이번 수능을 치는 데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부처님께 잘 살펴봐달라고 부탁드리러 왔다"고 말했다.
'합격 기원' 쪽지가 붙여진 화분을 공양물로 받치거나 촛불을 밝히며 간절한 마음을 전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 학부모는 합격 기원 화분을 유심히 들여다보며 "우리 아들도 수능 잘 쳤으면 좋겠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갓바위 앞에서 우연히 만나 인사를 나누는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의 모습도 보였다.
'기도 명소'라는 소문답게 일반 등산객과 신도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갓바위를 관리하는 선본사 관계자는 "수능이 며칠 안 남아서 하루에 몇 명이 수능 기도하러 오는지 집계하기 힘들 정도"며 "특히 아침에 해가 뜰 때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psjp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