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 정부, 트럼프 취임전 尹대통령과 회동 추진(종합)

연합뉴스 2024-11-07 18:00:05

형식·의제 고심…2016년 트럼프 당선 직후 아베와 '친교' 회동 전례

윤석열 대통령, 트럼프 당선인과 전화 통화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김지연 기자 = 외교부는 윤석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조기 회동을 위해 미국 측과 조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가능하면 내년 1월 20일 미 대통령 취임 전에 만남을 성사시킨다는 계획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 회동이 미 대통령 취임식 이전에 이뤄질 수 있냐는 질문에 "(윤) 대통령께서도 빠른 시기에 (회동을) 하자고 하신 만큼 계속 조율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럼프 당선인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른 시일 내에 날짜와 장소를 정해 회동하기로 합의했다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전했다.

이 당국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조속한 (취임 전) 회동을 열어놓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며 "(통화에서) 같이 추진하자는 말씀이 있었으니, 일단 그것으로 긍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이해하고 준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정부가 지난 2016년 트럼프 대통령 첫 당선 당시 조기 회동을 했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전례를 고려하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아베 총리는 대선 개표 완료 다음 날인 11월 10일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하고 불과 일주일 뒤 뉴욕에서 만났다.

양측이 골프용품 선물을 주고받으면서 친교를 쌓은 회동은 트럼프 당선인의 첫 외교무대 데뷔라는 점에서 안팎의 관심이 집중됐다.

다만 취임 전까지는 트럼프 당선인이 정부를 대표하는 위치가 아닌 만큼 회동 형식이나 세부 의제에 대해서는 정부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아베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은 격식을 덜 갖춘 '친교 행사' 차원으로 회동했다.

이날 통화는 대외 발표를 봤을 때 트럼프 당선인 기준으로 10번째쯤 순서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인수팀 거점으로 정한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 조현동 주미대사가 파견된 데 대해선 "1차 이유는 통화 주선이었고, 앞으로는 인수위와 네트워킹을 유지하기 위해 더 활동하실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 측 인수위가 이제 꾸려진 만큼 정부가 정책 협의를 위해 특사단이나 대표단을 파견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미 미 대선기간 두 후보자 측과 활발하게 네트워킹 활동을 했다. 양 진영과 접촉한 횟수를 합하면 100번이 넘는다고 한다.

한편 과거 주한미군 감축·철수 가능성을 시사했던 트럼프 당선인이지만 주한미군이 사실상 중국 견제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으리라고 정부는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과 다시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정부는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당시 '영변 핵시설 폐기'와 '핵심 제재 해제' 교환이라는 북한의 제안을 거부했던 트럼프가 그때보다 핵능력이 크게 신장된 북한으로부터 이보다 만족스러운 협상안을 끌어내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무엇보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응할 지도 미지수다.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대중 관세 인상과 관련해선 한국이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보면서도 중국산 제품이 대신 한국 등에 덤핑될 가능성 등도 제시하면서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트럼프 당선인도 바이든 (대통령) 못지않게 고용과 미국 제조업 부활 등을 위해 한국처럼 수준 높은 외국 기업 투자를 적극 유치할 거라 예상되고 충분히 미국과 협의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이 진출하는 많은 지역이 공화당 지역구도 많다"면서 "주지사나 연방의원들과 협조해서 한국 기업이 미국에 고용이나 제조업 분야에서 얼마나 기여하는지 충분히 설명함으로써 기업들이 불이익받지 않도록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hapy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