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와 기회] ⑤ 트럼프가 'SOS' 친 조선…세계 1위 경쟁력 뽐낸다

연합뉴스 2024-11-07 15:00:12

"군함·선박 및 MRO 분야 협력 기대"…HD현대중·한화오션 부상

LNG·LPG 등 가스선 수주 늘듯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가진 한국 조선이 최대 수혜업계로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가 당선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 조선업에 대한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이를 계기로 국내 조선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출이 더욱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선을 계기로 한국과 미국의 동맹 관계가 더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당선

◇ 트럼프 "조선 MRO 분야 협력 기대"…HD현대중·한화오션 부각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오전 7시께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보수·수리·정비(MRO) 분야에 있어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분야에 대해 앞으로 구체적으로 윤 대통령과 이야기를 이어가길 원한다"며 구체적 협력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 당선인이 윤 대통령에게 국내 조선업계에 'SOS'를 친 배경으로는 글로벌 조선업계에서 급성장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 해석이다.

현재 트럼프는 당선 후 이른바 '디커플링', 중국 견제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해왔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의회는 지난 4월 발간한 '미국 해양 경쟁력 복원 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와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동맹국과의 관계를 확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런 면에서 한국이 최적의 파트너로 낙점된 셈이다.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오른쪽)과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 스티븐 쾰러 제독(중간

트럼프 당선인이 밝혔듯이 가장 먼저 주목받는 분야는 조선 중 미국 함정 MRO 사업이다.

미국은 이 분야에서 계속해서 한국과의 협력을 추진해왔다. 지난 2월 미국 해군성 장관 카를로스 델 토로는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한 것이 대표적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조선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은 지난 7월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국내 최초로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해 향후 5년간 미국 해상 수송사령부 소속의 지원함과 미 해군 전투함에 대한 MRO 사업 입찰 참여 자격을 확보한 바 있다.

한화오션도 동일한 자격을 획득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9월 '미국, 세계 최대 조선소에서 중국에 맞설 동맹을 찾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국을 도울 수 있는 기업으로 세계 1위 조선사인 HD현대중공업을 조명하기도 했다.

한화오션은 2024년 하반기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미국 해군과 MRO 계약을 체결, 현재 거제사업장에서 미국 군수지원함에 대한 창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한화오션의 미국 함정 MRO 사업은 최근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와의 협력을 통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 방문한 미국 델 토로 장관

◇ 한국 조선 세계 1위 경쟁력 가져…LNG 등 가스선 수주 늘듯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으로 주목받았지만, 한국 조선업은 기술력 등 분야에서 명실상부한 1위 기업이다.

특히 '빅3'라고 불리는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은 세계 5위권 위치를 유지하며 한국 조선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은 지난 2021년까지 수주물량에서 글로벌 1위를 놓치지 않았으나 자국 발주 물량을 내세워 양적 공세를 내세운 중국에 밀려 현재는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암모니아 운반선 이른바 고부가가치 선박은 수주 물량을 독점하고 있다.

올해 현재 한국의 LNG 운반선 수주 비중은 60.0%, 암모니아 운반선 수주 비중은 66.7% 수준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신재생에너지보다 석유 등 전통적 에너지와 화석연료 기반 산업을 중시하는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공언하면서 상선 부분에서도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LNG·액화석유가스(LPG) 수요와 수출이 증가하면 LNG운반선 등 가스선 건조에 강점을 지닌 한국 조선업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viv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