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권이 중소기업에 대한 담보와 보증 대출 비중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성장잠재력에 따른 신용 대출에 초점을 맞춰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중소기업들에게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아울러 폐업을 결정한 자영업자의 고통이 최소화되도록 리스타트 대출 등 대환대출 지원상품을 신속히 마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과 소통 및 협력 강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홍성완 기자

이복현 금감원장은 7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금융권 및 중소기업 관계자들과 현장 간담회를 실시했다.

간담회에는 이 금감원장을 비롯해 은행 담당 부원장보, 이재근 KB국민은행장,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및 중소기업중앙회장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원장은 먼저 최근 금융권 자금흐름에 대한 우려 및 이에 대한 금융당국의 추진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금융권 자금흐름을 보면 손쉬운 가계대출과 부동산 금융은 확대되는 반면 기업에 대한 생산적 금융은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아가 대출 중심으로 이뤄진 중소기업금융이 신용보다는 담보와 보증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이 있는 중소기업이 담보 없이는 원활히 자금을 공급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부동산 금융은 2015년말 1443조원에서 올해 6월말 2882조원으로 2배 가량 올랐다. 또한 은행 중소기업대출 중 담보와 보증 비중은 2015년말 66.7%, 2022년말 79.2%, 올해 9월말 80.7% 등 지속 상승하고 있다.

이 원장은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고자 금융당국은 금융권이 스스로 성장성 있는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며 “담보, 보증에 의존하는 구태의연한 대출방식 대신 여신심사 시스템 고도화 등을 통해 기술, 혁신성 등 기업의 미래를 감안한 대출이 확대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변화는 중소기업의 자금 상황을 개선시킬 뿐만 아니라, 금융산업 역시 자산 포트폴리오가 미래지향적으로 변화되므로 우리 경제 전반에서 새로운 활력을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과 소통 및 협력 강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이복현 금감원장(가운데)을 비롯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성완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중소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도 당부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성장 단계인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어려운 경제 상황에 힘들어하는 많은 중소기업들에 대한 지원도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원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잠재력 있는 중소기업이 성장가능성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만큼 상장 중소기업인들도 주주나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면서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제고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시적으로는 유동성 애로를 겪고 있지만 정상화가 가능한 기업의 경우에는 은행들의 자체 채무조정을 적극 유인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고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혹여 극심한 어려움으로 폐업을 결정하는 자영업자의 경우 고통이 최소화되도록 개인사업자 리스타트 대출 등 대환대출 지원상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리스타트 대출은 자영업자가 폐업할 경우 기존 개인사업자대출 일시상환 의무가 발생하는 것을 가계 장기 분할상환 대출로 전환시켜 성실상환시 금리감면 혜택 등을 제공하는 대출이다.

끝으로 이 원장은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높은 곳으로 도약하길 기원한다”며 “오늘 간담회에서 제기되는 의견들은 꼼꼼히 검토해 관계기관과 적극 논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