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SCMP "내각 입성해 미중관계 중재 역할 기대"…"사업가는 사업가일 뿐" 시각도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미국 대선은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간 싸움이었지만, 중국인들에게 사실상 가장 큰 승자로 여겨지는 이는 일론 머스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6일 세계적인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이자 트럼프 당선인의 강력한 지지자였던 일론 머스크가 미국 새 정부에서 내각 각료로 기용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머스크는 상하이에 있는 테슬라의 가장 큰 공장 소유자이면서, 중국 경기 침체기에 막대한 투자를 한 인물이다.
머스크가 트럼프 집권 2기 정부 내각에 기용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머스크와 같은 'IT 갑부'(Tech Billionaires)들이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불편한 관계를 푸는 중재자 역할을 해낼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고 SCMP는 짚었다.
머스크는 지난해 중국이 코로나19 관련 여행 제한 조치를 해제한 후 베이징을 방문한 최초의 미국 기업 임원 중 하나였다.
또 친강 당시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테슬라는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에 반대한다"며 미국의 '탈중국' 기조와는 반대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4월 머스크와 만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테슬라의 중국에서의 성공은 미중 협력의 성공적 예시"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 현지 언론들도 머스크가 이번 선거와 미국 미래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왔다.
일부에서는 머스크의 역할이 기대보다 작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미국에서 엔지니어링을 공부하고 중국 장쑤성에서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제임스 우는 "기업가가 정치에서 그렇게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다"면서 "트럼프 정부에서 머스크는 자신의 사업적 야망을 실현할 더 큰 자유를 누릴 것이며, 이는 공급망에서 중국이 덜 중요해진다는 의미도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즈광 상하이 푸단대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 머스크와 그의 동료들은 미국 정치의 새롭고 흥미로운 세력이기는 하다"면서도 "사업가 중 대다수는 어느 국가도 믿지 않는 신자유주의자"라고 평했다.
한편, 머스크는 자신이 인수한 X(옛 트위터)와 유사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중국의 웨이보(微博) 계정에 20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정부의 엄격한 검열이 이뤄지는 웨이보에서 머스크와 관련한 해시태그들이 이번 주 가장 인기 있는 주제였다고 SCMP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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