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硏 "1천배 미세 영역까지 파악…차세대 반도체 성능 혁신"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인간의 뇌를 본뜬 차세대 반도체 소자의 성능을 높일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차세대 뉴로모픽 소자를 구현할 핵심 소재 형태인 '마그논'의 미세구조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뉴로모픽 소자는 사람의 뇌 시냅스 구조를 모방해 사람 사고 과정과 비슷한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도록 고안한 차세대 반도체다.
인간의 뇌는 1천억개의 뉴런(신경세포)과 이를 연결하는 100조개의 시냅스로 이뤄져 있는데, 시냅스는 뇌 신경망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인간의 뇌 구조를 닮은 뉴로모픽 소자는 데이터 저장과 처리가 동시에 가능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초저전력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이런 뉴로모픽 소자를 구현할 유망 소재로 마그논이 주목받고 있다.
마그논은 자성 물질에서 양자 스핀(회전)이 도미노처럼 서로 영향을 주며 에너지가 전달되는 소재의 형태를 말한다.
양자 스핀 하나에 에너지를 가하면 물결치듯 다른 스핀으로 전달하는 고유의 특성을 이용해 여러 신호를 동시에 초저전력으로 보낼 수 있다.
다만 기존 기술로는 마그논의 전체 구조 중 대역폭이 큰 일부 영역만 파악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VNA(주파수 응답 특성 측정 장비)를 이용, 기존 ㎓(기가헤르츠) 영역을 넘어 ㎒(메가헤르츠) 영역 주파수에서 마그논의 전체 구조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보다 1천배 더 미세한 영역까지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이다.
뉴런 간 연결이 강할수록 뇌의 기능이 활성화되는 것처럼 마그논의 주파수를 미세하게 조정하면 더 정교하게 뉴로모픽 소자를 설계해 성능을 높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안경모 초빙연구원은 "마그논은 양자 초고속 연결망, 차세대 고정밀 센서를 구현할 소재 형태로도 주목받고 있다"며 "이번 연구로 확보한 마그논 구조를 바탕으로 응용 소자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