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치부 =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내외신 언론을 상대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했다.
윤 대통령은 약 15분간 담화를 발표한 뒤 각종 현안을 놓고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다음은 윤 대통령의 담화와 일문일답.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얼마 전까지 더위가 계속되더니, 이제 아침저녁으로 꽤 쌀쌀해졌다. 겨울 채비에 어려움은 없으신지 걱정이다.
대통령은 항상 걱정이 많은 자리다.
더울 때는 더워서 걱정이고, 추워지면 추위가 또 걱정이다.
경기가 나쁘면 장사하시는 분들 걱정이 되고, 경기가 좋아져도 물가가 오르지 않을까 걱정부터 앞선다.
365일 24시간 노심초사하면서 국민의 삶을 챙기는 것이 대통령의 어깨에 놓인 책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저의 임기 반환점을 맞는다.
돌아보면 지난 2년 반 동안 국민께서 맡기신 일을 잘 해내기 위해 정말 쉬지 않고 달려왔다.
국민 여러분 보시기에는 부족함이 많겠지만, 저의 진심은 늘 국민 곁에 있었다.
그런데 저의 노력과는 별개로 국민께 걱정을 끼쳐드린 일들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민생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시작한 일들이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리기도 했고,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염려를 드리기도 했다.
대통령은 변명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진행하겠다.
앞으로 챙겨보고 또 살펴서 국민 여러분께 불편과 걱정을 드리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국민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오니 대통령에 취임했을 때가 떠오른다.
나라의 상황이 힘든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취임하고 보니, 모든 여건이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어려웠다.
팬데믹의 여파는 계속되는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글로벌 공급망 교란으로 원유와 식량, 원자재 가격이 치솟았고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 지속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더 혹독한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이었다.
다른 거시 지표도 어려웠지만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10% 가까이 됐기 때문에 대중 수출은 어려움이 없었다.
국민들의 어려운 삶을 보면서 타개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자칫하다가 나라 망한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는 말도 많이 했다.
과연 정부가 이 총체적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절박한 심정이었고 밤잠을 설친 날이 많았다.
하나하나 잘못된 점을 바로잡으면서 위기 극복에 온 힘을 쏟았다.
우리 경제를 다시 일으켜서 국민 여러분의 삶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만들겠다는 단 하나의 생각뿐이었다.
이제 경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올해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경상수지 흑자도 7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경제성장률도 잠재성장률 2%를 상회할 전망이다.
내년 3월 24조 원 규모의 체코 원전 건설 사업 계약이 마무리되면 원전 산업을 비롯한 우리 산업 전반에 더 큰 활력이 불어넣어질 것이다.
2년 반 동안 아무쪼록 열심히 뛰어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임기 후반에 접어들게 된다.
저는 2027년 5월 9일 저의 임기를 마치는 그날까지 모든 힘을 쏟아 일하겠다.
매사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하겠다.
무엇보다 남은 2년 반 동안 민생의 변화에 따른 혜택을 체감할 수 있게 실질적 변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
물가와 주택시장을 더욱 안정시켜 생계비 부담을 덜어드리겠다.
그린벨트 해제, 재건축 활성화 등을 통해 국민이 원하는 지역에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하겠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위한 금융 지원과 재기 지원 프로그램도 맞춤형으로 더 확대할 것이다.
청년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장학금을 확대하고 일자리도 늘리겠다.
우리 정부의 복지는 포퓰리즘 복지, 정치 복지가 아니라 약자 복지다. 약자 복지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 복지의 수혜 대상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겠다.
또 서민의 삶을 파괴하는 범죄에는 무관용으로 강력 대응하고, 국민의 일상을 안전하게 지키겠다.
새롭게 들어설 워싱턴의 신행정부와 완벽한 한미안보태세를 구축해서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튼튼히 지킬 것이다.
한미동맹의 안보, 경제, 첨단 기술 협력을 더욱 고도화해서 우리 청년과 기업이 뛸 수 있는 세계 운동장을 더 넓히겠습니다.
또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는 데도 박차를 가하겠다.
반도체 산업을 비롯해 AI, 첨단 바이오, 퀀텀 등 신성장 동력을 적극 발굴·육성해서 정책 지원도 더욱 강화하고, 미래 준비에 내실을 기하겠다.
원전 생태계의 완전한 복원도 계속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국민 여러분, 의료·연금·노동·교육 개혁과 인구 위기 극복의 4+1 개혁은 민생과 직결된 과제이고, 우리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다.
과잉 경쟁을 해소하고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열어서 인구 위기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 나가겠다.
의료개혁은 국민들께서 걱정하시지 않도록 차분하고 꼼꼼하게 추진해 나가겠다.
연금개혁은 단일 개혁안을 국회에 제출한 만큼, 조속히 논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노동개혁은 법치 확립의 토대 위에서 유연하고 활력있는 노동시장을 만들겠다.
교육개혁은 이제 본궤도에 올랐다.
늘봄학교를 계획대로 확대하고, 융합형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새로운 교육의 틀을 세우겠다.
여론과 민심에 귀 기울여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차질 없이 개혁을 완수할 수 있도록 더 세심하게 챙기겠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와 정부의 부족했던 부분을 잘 알고 있다.
고쳐야 할 부분들을 고쳐 나가겠다.
국민 여러분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 쇄신에 나서겠다.
당정 소통을 더욱 강화해서 국민을 위해 일하는 유능한 정부, 유능한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
지금 우리는 대내외의 거센 도전 앞에 서 있다.
잘 해나가면 이 위기가 발전 기회로 바뀔 수 있다.
소모적 갈등으로 낭비할 시간이 없다.
민생과 미래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지적할 부분은 지적하더라도, 민생과 미래를 위한 일만큼은 모두 힘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
진영이 다르고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우리 자녀들에게 좋은 미래를 선사해야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공통 과제 아니겠나.
저도 국민 모두의 마음을 모으기 위해 제 마음가짐을 다시 돌아보면서 더 소통하고 더 노력하겠다.
국민 여러분께서 민생의 변화를 체감하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감사합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