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데일리한국 손충남 기자] 부산대 고분자공학과 이재준 교수 연구팀과 KIST 김태안 박사 연구팀은 폭발이나 고속 충돌에서 발생하는 충격파로부터 건물, 차량, 사람을 보호할 수 있는 혁신적인 고분자 재료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큰 응력파 에너지가 빠르게 전달돼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에서, 충격 에너지를 흡수하고 분산시키는 특수한 재료의 필요성을 해결하기 위해 진행됐다.
기존의 충격파 소산 재료들은 반복적으로 사용하기 어렵고, 수명이 제한적이었다. 이에 부산대와 KIST 연구팀은 동적 공유 결합 고분자 네트워크를 개발해, 외부 충격을 흡수하고 자가 치유 및 화학적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고분자 재료는 충격파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분산시키면서도, 교환 반응의 활성화 정도에 따라 에너지 소산 능력을 50%에서 70%까지 증가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재료가 이황화물 결합을 기반으로, 충격에 의해 손상된 부분을 스스로 복원할 수 있는 자가 치유 능력을 가짐과 동시에, 화학적 재활용이 가능해 장기적으로 지속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또 재료의 점탄성(점성 및 탄성의 특성을 동시에 갖는 성질)을 조절하는 방식을 통해 고에너지 소산 능력을 최적화하며, PDMS나 폴리우레아와 같은 기존의 고에너지 소산 재료들과 비교할 만한 성능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영국 왕립화학회의 저널인 Materials Horizons에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으며, 우주 환경이나 전장 환경과 같은 고변형률 속도 응력 파동에 자주 노출되는 상황에서 보호 재료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책임을 맡은 KIST 김태안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자칫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충격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흡수하면서도 폐기 시 원래의 단량체로 회수돼 지속 사용이 가능한 소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특히 “해당 재료는 동적 고분자 네트워크이기 때문에 단순 필름 상태를 넘어서 발포재 및 코팅재 등 적용이 필요한 부분에 따라 가공적 측면에서 유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논문의 공동 교신저자인 부산대 이재준 교수는 “빠른 충돌이 빈번한 우주 환경에서의 활동 증가와 각국 간 첨예한 대립으로 인한 고에너지 폭발이 잦아지는 전장 환경 등에서 장비와 구조물, 그리고 인체는 고변형률 속도 응력 파동에 더욱 자주 노출될 것이다. 이번 연구는 동적 공유 결합 화학을 활용해 이러한 응력 파동을 효과적으로 분산하고, 파동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재료 설계 원칙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