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코스닥 상장사 퀀텀온이 또다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납입일을 유예했다. 당초 지난 5월 투자금을 유치할 계획이었으나, 수차례 유예로 다시 12일로 미뤄졌다. 이로 인해 현재 추진 중인 양자배터리 사업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 5월 이후 13차례 납입일 유예…이달 21일 넘기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퀀텀온은 지난 4일 60억원 규모의 제3자 유증 납입일을 일정변경으로 인해 11월5일에서 11월12일로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퀀텀온은 지난 5월 7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이 같은 투자 계획을 공시한 바 있다. 하지만 5월 21일에 납입하기로 한 당초 계획은 투자자의 사정으로 인해 13차례나 정정 공시됐다.
투자자 역시 바이오트랜스큐어2호 투자조합에서 AFCMIRACLEFUND투자조합으로 변경됐다.
하지만 계속된 투자 유예로 인해 투자시장에서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때 퀀텀온은 신사업 추진으로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시장에 기대를 모았으나, 계속된 투자 지연으로 주가 상승은 정체된 상황이다.
더욱이 투자 납입일이 이달 21일을 넘어서거나 철회될 경우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될 우려가 있다. 코스닥시장 공시규정에 따르면 유상증자 등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계획이 △6개월 이상 지연 △조달 자금이 20% 이상 변경 △조달 계획 철회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벌점과 과태료를 받게 된다.
또한 1년간 누적 벌점이 8점이 넘어선 상장사의 경우 1일간 거래가 정지될 수 있으며, 누적 벌점이 15점에 달하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게 된다.
따라서 퀀텀온이 투자자의 사정으로 이번 유증 납입일을 21일 이후로 유예할 경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수 있다.
◇ 계속된 투자금 유예로 양자배터리 등 신사업 차질 우려 커져
퀀텀온은 최근 양자배터리 관련 연구개발업 추진으로 시장에 큰 기대를 모았다.
이와 관련해 퀀텀온은 지난 8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업 다각화를 위해 △양자배터리 관련 연구개발업 △태양광 모듈 제조업 △전기차 충전기 관련 연구개발 및 용역 사업 △모빌리티 관련 사업 △물리, 화학 및 생물학 연구개발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서울대학교 공대 출신인 김만식 암브라 CEO와 한양대학교 공대를 졸업한 이춘범 SCS 전무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문제는 이를 추진하기 위한 투자금 유치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퀀텀온의 올해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연결 기준 퀀텀온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억4000여만에 불과하다. 당장 현금자산으로 전환 가능한 기타금융자산을 더하면 78억원으로 늘기는 하나, 계속된 영업적자를 겪고 있는 만큼 신사업 추진하기에는 턱없는 부족한 금액이다.
퀀텀온은 연결 기준 지난 2019년부터 6년째 적자를 겪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영업손실은 170억원으로 전년 동기(-30억원) 대비 적자 폭이 크게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연간 손실(67억원)보다 2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활한 신사업 추진을 위해선 외부적인 투자 유치가 시급하다.
이와 관련해 퀀텀온은 올해 전환사채(100억원)와 2차례 유증(20억원, 60억원)을 통해 180억원을 자금을 유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당초 계획과 달리 전환사채(CB)의 경우 13차례나 유예된 후에 투자금이 납입됐으며, 이마저도 100억원에서 51억원으로 투자금이 줄었다. 또한 51억원 투자금 역시 현금이 아닌 부동산 취득 중도금으로 상계했다.
20억원 유증도 처음 계획과 달리 납입일이 8월13일에서 10월14일로 유예된 후 납입됐다.
따라서 퀀텀온이 신사업 추진을 위해선 이번 유증을 통한 60억원 투자금 유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혹여 이번 투자가 실패할 경우 신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데일리한국에서는 퀀텀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