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공관 관계자 초청해 현안 소개…강제북송·납북자 등 핵심 이슈도 다뤄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5년 만에 북한 인권을 심의하는 유엔에 보고서를 낸 인권단체들이 각국 외교 관계자들에게 아동과 여성, 의료 문제 등 다양한 쟁점을 소개하며 북한의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유엔인권정책센터(KOCUN) 등 10개 인권단체는 6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사무소에서 각국 공관 인사 등을 초청해 '자유·존엄·희망의 목소리 높이기'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는 7일 열리는 유엔의 북한 '보편적 인권 정례검토'(UPR)에서 다뤄질 주요 현안들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 줄 것을 촉구하는 자리였다.
UPR은 유엔 회원국 193개국이 돌아가면서 자국 인권 상황과 권고 이행 여부 등을 동료 회원국으로부터 심의받는 제도로, 이번 북한의 UPR은 2019년 이래 약 5년 만에 열리는 4번째 심사다.
UPR을 앞두고 유엔에는 보고서들이 제출된다. 북한이 인권 상황을 자체 평가한 보고서와 유엔 내 인권 관련 위원회 등의 권고사항을 취합한 보고서, 시민단체들이 유엔 회원국들의 권고를 요청하며 제출한 보고서 등이다.
이날 행사에 나온 인권단체 10곳은 시민단체로서 북한 인권 현안들을 다루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보고서는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 대표단을 상대로 인권 쟁점을 질의할 때 실증적 자료로 비중 있게 참고한다.
인권단체들은 이번 UPR을 앞두고 함께 작성한 연대 보고서 3개와 개별 보고서 16개를 냈는데, 탈북자 강제북송 등 첨예한 공방이 예상되는 주요 쟁점뿐 아니라 북한 주민의 일상 영역에 속하는 여러 이슈를 현안으로 다뤘다.
신혜수 KOCUN 이사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국제민주주의허브(IDH) 김승현 대표는 북한 아동 및 장애인 인권에 초점을 뒀다고 소개했다.
그는 "아동에 대한 속박을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시행할 것을 촉구하면서 북한이 가입한 장애인권리협약을 국내법에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북한감금피해자가족회의 최민경 대표는 55세 이상 여성에 대한 건강권과 사회보장권 요구에 중점을 뒀다면서 "일부 특권층에만 허용된 기본적 사회보장을 넓히고 의료체계 효율성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민단체들의 인권 요구 사항이 구체적이고 사회 보편적 차원으로 다양해진 것은 이행 여부를 따지기 쉽고 상식적인 인권 개선 사항을 요구함으로써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인권단체들은 북한 인권 문제의 핵심 쟁점들 역시 빼놓지 않고 알렸다.
북한정의연대 정베드로 대표는 김정욱·최춘길·김국기씨 등 선교사 3명을 포함해 북한에 10년 이상 억류된 한국인 6명의 생사 확인과 서신 연락·변호인 접견 허용 등을 이번 보고서를 통해 요구했다고 밝혔다.
'모두모이자' 리소라 대표와 자유왕래를위한모임 박향수 대표는 북송된 재일한인 10만명의 인권 보장과 자유 왕래 허용을 촉구했다.
웹툰 상영을 통해 북한 인권 문제를 공론화하는 순서도 진행됐다.
탈북한 전주옥씨는 이날 자신과 친구의 경험을 만화로 녹여낸 웹툰 '혁'과 '순이'를 상영하며 인신매매 등 심각한 위험에 빠지거나 어린 시절부터 사상세뇌로 동심을 잃게 되는 탈북민과 북한 어린이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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