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 시행계획 발표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정부가 창의연구·씨앗연구 등 일부 소규모 과제 확대를 통해 내년도 기초연구 과제 수를 확보하는 기초연구사업 시행계획을 내놨다.
또 혁신연구와 전략기술 중심 연구 등 현 정부가 강조하는 연구개발(R&D) 기조를 기초연구에서도 강화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 이같이 개편된 총예산 2조3천413억원 규모의 기초연구사업을 추진한다고 6일 밝혔다.
계획에 따르면 우선 중견연구 중 최대 3년간 연 7천만원을 지원하는 창의연구 신규과제를 기존 140개에서 내년 885개로 대폭 늘렸다.
신진연구에서도 연 최대 3억원을 주는 우수신진 과제를 내년 400개로 줄이는 대신 1년간 최대 1억원을 주는 씨앗연구 400개를 신설했다.
이번 변화는 지난해 R&D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형 연구가 확대되는 대신 생애기본연구 등 소형 과제들이 폐지된 가운데 과제 수 감소로 기초과학의 다양성과 신규 교원 및 지역대학의 성장 사다리가 사라진다는 기초연구계의 우려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2023년에 견줄 정도로 신규 과제 수가 늘었다"며 내부 분석에서는 개인기초연구로 혜택을 받는 5년 미만 신임 교원이 2023년 900명대에서 내년 1천100명대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생애기본연구가 없어지며 생기는 부작용은 정부도 인식하고 있고, 다른 사업들을 통해 지원되는 역할 분담에 대해 같이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성과 전략성을 강조하는 과제들도 대거 신설됐다.
새로운 분야의 변혁적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최대 1년간 연 1억원을 지원하는 개척연구 150개를 신설하고, 이 과제는 중간점검 폐지와 성실 실패 용인 등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 과제는 기초연구 1인 1과제 원칙에서도 예외로 두기로 했다.
또 국가 수요를 고려해 과제를 만드는 400억원 규모 '국가아젠다기초연구'도 올해 새로 신설돼 내년 200개 내외 과제를 지원한다.
대학 연구혁신을 위해 블록펀딩(묶음예산) 방식으로 지원하는 '국가연구소 사업'(NRL 2.0)도 신설해 4개 연구소에 총 100억원을 지원한다.
중견연구에서는 우수성과 연구자가 성과를 이어 나갈 수 있도록 3년간 연평균 2억5천만원을 지원하는 도약연구 과제 300개가 신설됐다.
대신 창의연구와 도약연구가 늘어나며 연 2억5천만원 내외 유형1 신규과제는 올해 1천480개에서 내년 852개로, 연 4억원 규모 글로벌형(유형2) 과제는 120개에서 50개로 줄어든다.
신진연구 중 젊은 박사후연구원과 비전임 교원을 지원하는 세종과학펠로우십 사업은 신규과제 수가 올해 국내 330개, 국외 190개였지만 내년에는 국내 200건, 해외 50건으로 줄어든다.
또 초기 연구실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1년간 최대 5억원을 지원하는 신진연구자 인프라 지원사업은 신규과제가 올해 200개에서 내년 100개로 줄어든다.
한우물파기는 올해와 같은 30개 과제를 지원받는다.
과기정통부는 시행계획을 5일 기초연구사업 추진위원회에서 확정하고 신규 과제를 공모했다고 밝혔다.
개인 기초연구는 내달 11일까지, 집단연구사업은 내년 2월 3일까지 신청받으며 선정된 과제 중 개인연구는 3월, 집단연구는 6월에 개시한다.
지난해는 R&D 삭감 이슈 등으로 공모가 올해 1월까지 미뤄졌지만, 이번에는 다시 통상 공모 시점인 11월에 이뤄졌다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연구자들이 자율과 창의를 바탕으로 기초연구 본연의 목적인 지식의 탐색과 확장에 매진하고, 젊은 연구자들이 폭넓게 연구 기회를 확보하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며 "또 국가 사회적 수요와 기초연구 연계로 기초연구의 외연도 넓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 역대 최대 규모의 기초연구사업 추진이 지난해 R&D 구조 개편으로 인한 현장 연구자들의 피로감을 해소하고, 정부 지원에 대한 신뢰 제고와 긍정적 에너지 확산의 신호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shj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