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아버지 신임 받으며 핵심 참모 부상…차남 부부도 주목
1기 때 이방카·쿠슈너처럼 트럼프 제어할 가족 측근 없을 듯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때는 1기 행정부에서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핵심 실세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에는 가족이 늘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는데 트럼프 주니어는 이번 대선에서 아버지의 전적인 신임을 받으며 가족 중 누구보다 그 역할이 두드려졌다.
그는 지난 7월 아버지를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공식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연단에 올라 '트럼프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다.
그는 아버지가 처음으로 7월 13일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한 직후 얼굴에 피가 묻은 채 일어나 주먹을 높이 치켜든 사진을 대형 화면에 띄우고서 당시 아버지가 지지자들에게 했던 "파이트"(싸우자)를 외쳐 청중의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검증된 유력 인사가 아닌 40세의 J.D. 밴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결정하는 데도 트럼프 주니어의 입김이 작용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아버지가 공화당 후보 자리를 거머쥔 뒤 일찍부터 극소수 인사들과 함께 각료 후보자 검토작업에 착수하는 등 트럼프 2기의 인선에도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누구보다 마가(MAGA: Make America Great Again) 운동의 열렬한 신봉자이며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표방하는 보수주의를 의미하는 마가는 전통적인 공화당과 달리 미국의 국제 지도자 역할을 외면하고 고립주의와 극단적인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정치 관례를 무시할 정도로 거칠고 공격적인 정치 스타일을 추구한다.
트럼프 주니어는 마가로 재편된 공화당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하며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미국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보도에서 트럼프 주니어를 아버지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신할 '1위 대리인'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아버지와 이념적으로 완전히 동조하기 때문에 트럼프 2기 행정부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어할 가족이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1기 때는 장녀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단적인 성향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방카와 쿠슈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임기 때 백악관 선임보좌관으로 일하며 실세 역할을 했다.
하지만 2020년 대선 패배 이후에는 공식 석상에 거의 나타나지 않았고, 이번 대선에서도 그 역할이 부각되지 않았다.
이방카와 쿠슈너는 전당대회 행사에 참석했으나 연설자로 나서지도 않았다.
이방카는 2016년과 2020년 전당대회 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후보직 수락 연설 직전에 발언자로 나서 부친을 소개한 바 있다.
쿠슈너는 자신의 사모펀드를 운영하는 데 더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 둘의 공백을 채우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자리 잡았다.
트럼프 주니어의 약혼녀 킴벌리 길포일도 전당대회에서 발언하는 등 선거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남 에릭도 이번 선거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내 2기 행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모두 아버지의 2016년, 2020년 대선 캠페인 때도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에릭의 부인인 라라는 공화당전국위원회(RNC) 공동의장을 맡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조직적·재정적으로 지원했으며 전당대회는 물론이며 여러 유세에 연설자로 등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올해 초 RNC의 기존 지도부를 교체한 이후 라라를 공동 의장으로 내세운 것도 며느리에 대한 그의 신뢰를 방증한다.
한편 백악관 시절부터 '은둔의 퍼스트 레이디'로 불려 온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는 유세에 매우 드물게 모습을 드러내는 등 대외 활동을 자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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