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물리적 자극으로 제압하며 동물 학대"…구독자 16만명 '댕쪽이상담소'
반려견 지도사 자격 박탈…"폭력적 훈련에 대한 규제 마련해야" 국민청원도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훈련을 빌미로 강아지를 목줄에 매달거나 발로 차는 등 동물 학대 논란을 빚었던 반려견 행동교정 유튜버가 고발됐다.
그러나 해당 유튜버는 이유없이 학대를 하거나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동물권단체 동물자유연대는 지난달 23일 강아지 행동 교정 콘텐츠를 올리는 유튜브 채널 '댕쪽이상담소'의 훈련사 김모 씨를 성동경찰서에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고 6일 밝혔다.
김씨는 문제 행동을 보이는 반려견에 대한 의뢰를 받아 가정방문을 통해 훈련하는 영상 콘텐츠를 유튜브에 올려왔다. 약 16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동물자유연대는 "훈련 영상 대부분에서 (김씨는) 강도 높은 충격을 줘 반려견의 행동을 멈추게 하는데, 이 과정에 직접 신체적 고통을 주는 행위가 담겨있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반려견이 김씨를 향해 거세게 짖자 김씨가 목줄을 안전 펜스에 걸어 여러 차례 강하게 잡아당기면서 해당 반려견이 목줄에 의지한 채 매달리게 하거나 펜스에 지속적으로 충돌하게끔 하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또 자주 싸우는 두 마리의 반려견을 훈련하는 과정에서 발로 걷어차고 이를 보호자에게 가르치는 모습도 담겼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반려견을 발로 차는 행위를 축구 용어인 '인사이드킥', '아웃사이드킥'에 빗대어 표현하기도 했다.
김씨는 최근 한국애견협회로부터 취득한 반려견 지도사 자격증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협회 측은 김씨에 대한 다수 민원을 접수해 내부 전문가 회의를 거쳐 자격을 정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회의에 참석했던 반려동물행동지도사회 임원 이준규 훈련사는 연합뉴스에 "반려견 훈련은 반복과 연습을 통해 강아지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며 "김씨의 행위는 강아지의 문제 행동을 유발해 흥분 상태가 되면 강한 물리적 자극을 줘 제압하는 방식으로 결코 '훈련'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훈련사는 "보호자들의 고민을 들어주기보다 그들 앞에서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이를 콘텐츠로 판매하며 다른 훈련사들의 노력과 명예를 무너트렸다"며 "일반 시청자들이 잘못된 훈련 방식을 따라 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김씨에 대한 국민 청원도 진행 중이다.
청원인은 "'훈육'이라는 명분 아래 동물 학대가 정당화되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며 "폭력적 훈련 방식에 대한 법적 규제 마련을 촉구한다"고 했다.
동물자유연대는 "동물보호법에 따라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나 재산상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다른 방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동물에게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는 금지된다"며 "(김씨의 행위는) 명백한 동물 학대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씨는 이날 오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저의 훈련법이 논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저는 반려견을 이유 없이 괴롭히거나 학대를 하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타인과 다른 개에게 피해를 주고 가족마저도 물어버리는 수준의 심각한 문제 행동으로 고통받는 보호자들로부터 의뢰받아 최선을 다해 도움을 드리고자 교육 훈련에 노력하고 있다"며 "반려견 문화의 인식이 새롭게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신체적 고통을 가했다면 그 목적이 훈련 및 훈육이었다 하더라도 동물 학대 혐의는 인정돼왔다.
지난해 7월 부산지법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애견유치원 교사 A씨에 대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반려견이 체중을 재는 과정에서 얌전히 있지 않자 휴대전화로 반려견의 머리를 때리고 몸을 들어 올려 흔드는 등 학대한 혐의가 인정됐다.
지난해 12월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훈육을 명목으로 자기 반려견에게 가혹 행위를 한 보호자 B씨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B씨는 자신이 키우는 골든레트리버를 의자 위에 서게 한 뒤 목줄을 나무에 매달아 반려견이 의자에서 떨어지면 목이 졸리도록 하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았다. B씨는 훈육을 위한 행위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일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동물학대 범죄 관련 신설 양형기준으로 동물을 '죽이거나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와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로 나누어 형량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동물을 '죽이거나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는 법정 최고형인 징역 3년,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는 징역 2년까지 권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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