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소미 기자] 국내 항공업계가 올 3분기 호실적을 보고했다. 여객수요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홍해 사태와 중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인기로 중국 화물 운송이 호황을 맞은 덕분이다.
6일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4조2408억원, 영업이익 618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8%, 18.9% 증가했다.
여객사업 매출이 2조61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상승했다. 화물사업 매출 역시 1조1198억원으로 22% 늘었다. 전통적인 항공화물 비수기 기간임에도 중국발 전자상거래의 지속적인 성장이 수요를 견인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제주항공은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4602억원으로 전분기 4279억 대비 7.5%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흑자 전환했다.
이 같은 실적 배경에는 화물 운송량 증가와 탄탄한 여객 수요가 지목된다. 국토교통부 항공포털시스템을 보면 올 1∼3분기 국내 항공사들의 국제화물 운송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 상승했다.
대한항공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제공1~9월 국적사 11곳이 국제선에서 운송한 화물량은 총 209만139톤(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국제화물 운송량(184만9953톤) 대비 13% 늘었다. 1~3분기 기준 국제화물량이 200만톤(t)을 넘은 것은 2018년(207만톤) 이래 6년 만이다.
항공사별로는 대한항공이 119만6616톤(전년 대비 12%↑)으로 전체 국제화물량 57.3%를 차지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은 56만5538톤(6.8%↑), 제주항공 8만6974톤(25.7%↑) 순이다. 에어인천은 전년 동기 비슷한 수준인 2만9000톤을 운송했다.
국제화물량 증가는 홍해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해상 운임이 오르고 운송 기간이 길어지자 화물 수요가 항공으로 옮겨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1일 기준 글로벌 해상 운송 항로 운임 수준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303.44다. 전주 대비 118.11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1000선을 밑돌던 지난해 10~11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2배 이상 높은 셈이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알테쉬) 등 중국 이커머스의 성장도 주효했다. 올 1∼3분기 중국 노선 화물량은 52만6439톤으로, 전체(309만0564톤) 중 16.2%를 차지했다. 단일 국가 중 가장 높은 비율로, 유럽 노선(45만6326톤) 전체 항공 화물량을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국제 항공 화물량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해상 운임 상승에 따른 풍선효과로 항공 화물 운임도 오르면서 국적사들의 화물 부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대표적 항공 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 홍콩∼북미 노선 운임은 지난달 ㎏당 5.98달러로 연중 최저치였던 2월(4.66달러) 대비 28.3% 상승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여객 수요도 우상향 중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자료에 따르면 국제선 기준 올 3분기 인천공항 여객 실적이 개항 이후 역대 최다인 1815만6842명을 기록했다. 이는 최다 실적인 2019년 3분기(1792만4471명) 대비 1.3% 증가한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1541만9010명)로는 17.8% 늘어난 수치다.
지역별 여객 실적은 동남아(502만3073명·27.7%), 일본(439만1793명·24.2%), 중국(290만306명·16.0%), 미주(179만1340명·9.9%), 동북아(172만141명·9.5%) 순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수요가 높은 일본과 동남아 노선에 재운항과 증편을 통해 공급을 확대하는 등 탄력적인 노선 운영을 바탕으로 여행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