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건 위원장 8월 취임 후 첫 간담회…"사후관리에 AI 도입 연구"
"게임 이용자, 산업 생태계서 중요한 역할…권익보호센터 신설도 준비"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게임물관리위원회가 "현재 진행 중인 등급분류 기준 수립을 비롯해 등급 재분류, 사후관리에 앞으로 게임 이용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태건 게임위 위원장은 6일 서울 중구 CKL 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8월 게임위 수장에 선출된 서 위원장은 WCG(월드사이버게임즈) 공동대표, 부산인디커넥트(BIC) 조직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는 게임위 위원을 맡아 심의 업무도 경험했다.
서 위원장은 "출근 전 게임위와 관련한 기사를 모두 정독했는데, 게임 이용자들이 앞으로 산업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등급 심의를 둘러싼 업계와 소비자 인식의 간극을 어떻게 메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서 위원장은 게임위의 향후 슬로건을 '더 다가가는 게임위, 더 나아진 게임 생태계'로 하고 ▲ 국제적·보편적 가치 지향 ▲ 시대 흐름에 부합 ▲ 일관성·형평성 유지 세 가지에 집중해 등급분류 절차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서 위원장은 "게임물 등급분류 기준 개선 방안 연구용역이 진행 중인데, 이 과정부터 이용자가 참여할 수 있게 하겠다"며 "위원회 규정을 개정해 등급 재분류 자문위원단, 사후관리에도 이용자 참여를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김세중 게임물관리본부장은 "등급분류 기준이나 규정상으로는 이용자나 이용자 단체가 참여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연구용역을 통해 이용자 단체의 추천을 받는 방식으로 개선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용자가 등급분류 심의 자체에 참여하는 것은 법률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라 거기까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게임위는 게임 사업자, 이용자, 학계, 유관단체와 정기적으로 간담회·토론회를 열어 소통을 확대하고, '게임 이용자 권익보호센터' 신설을 준비하겠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그간 사람이 하던 등급분류·사후관리 업무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2025년부터 유관기관과의 연구개발(R&D) 협업을 추진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게임물 등급분류 민간이양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서 위원장은 "의원실과 문체부가 진행하고 있는 법률 개정 작업을 지원하겠다"며 "민간이양시 활용할 수 있는 등급 분류 표준 매뉴얼을 만들고, 등급분류 수수료도 현실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할 우려'가 있는 게임 유통을 원천 금지한 현행 게임산업법 조항이 위헌이라며 21만 명의 게임 이용자가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한 사실도 언급됐다.
서 위원장은 질의응답에서 "헌법소원을 청구한 분들의 의견과 청구 내용을 충분히 존중하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수용하고 후속 조치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 같은 다른 문화예술과의 형평성 이야기도 많이 언급되는 만큼 유관기관과 교류를 늘릴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질의응답에서는 PC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을 운영하는 밸브 코퍼레이션과 논의 중인 국내 자체등급분류사업자 편입 여부도 언급됐다.
김범수 자율지원본부장은 "올해 초 밸브와 만나 대면 회의를 했고, 이후 자체등급분류 사업자 제도와 관련한 자료와 심의 문항 등을 요청해와서 보내 준 상태"라며 "아직 회신은 못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플랫폼 이용자와 해외 사업자들의 권익에 대한 부분까지 고려하며 협의를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진행 중인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모니터링에 대해서는 "총 적발 건수가 631건이고 시정요청·시정권고를 넘어 시정명령까지 받은 게임사가 한 군데 있다"며 "여기까지 이행하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되고, 게임위는 앱 마켓에서 삭제하는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uju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