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조민욱 기자] 스포츠와 영화는 가장 인기가 높고 영향력 있는 대중문화이다. 따라서 스포츠 영화가 대중문화 안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역할은 특별하다.
신간 ‘스포츠 영화로 보는 한국 사회’(더 로드)는 스포츠 영화에 담긴 한국 사회의 특징과 시대별 변화 양상을 살펴보는 책이다. 스포츠기자 출신 영화평론가 임정식이 한국 사회의 정치, 경제, 교육 문제 등을 스포츠 영화라는 프리즘으로 탐색한다.
책이 다루는 스포츠 영화는 광범위하다. 국내 최초의 스포츠 영화인 ‘꿈은 사라지고’(1959)부터 1980년대 히트작인 ‘이장호의 외인구단’, 2000년대 흥행작인 ‘말아톤’과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국가대표’ 등 20여 편을 대상으로 삼는다. 할리우드 영화도 일부 포함됐다.
저자는 스포츠 영화들에 나타난 정치, 젠더, 돈, 교육 그리고 스포츠 윤리의 문제를 다양하게 조명한다. 스포츠 지도자의 리더십 유형과 사회적 맥락을 정리하고, ‘진정한 영웅’의 의미를 조명하는 것도 의미가 크다.
저자가 스포츠 영화와 관련해 10여 년간 발표한 평론과 학술논문을 쉽게 재구성했다. 스포츠 영화의 인물, 서사, 주제를 통해 관객들에게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특징이다.
책은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는 60년이 넘는 우리나라 스포츠 영화의 발전 과정을 간략하게 정리한다. 2부에서는 ‘YMCA 야구단’과 ‘코리아’에 나타난 시대의 억압과 저항, 1980년대 권투 영화의 성차별, ‘킹콩을 들다’와 ‘4등’에 나타난 지도자의 폭력 문제 등을 다룬다.
3부에서는 스포츠 영화 속 지도자의 리더십 유형을 현실 사회와 연결해 분석한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국가대표’를 통해 강압적, 권위적인 지도자의 실패 사례와 함께 21세기 시대 정신에 부합하는 리더십을 제시한다.
4부는 2000년대 스포츠 영화의 주요 특징인 실화 각색 영화의 감동과 ‘진정한 영웅’의 의미를 탐색한다. 최동원, 선동열 선수의 3번째 맞대결 경기를 소재로 한 ‘퍼펙트게임’에 나타난 상호 존중의 미학, ‘걷기왕’의 여고생 경보선수 이만복이 제시한 경쟁의 초월이라는 가치관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자는 “스포츠 영화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고, 진정한 스포츠 영웅은 경쟁에서 승리한 선수가 아니라 내면의 성장을 이룬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는 기자, 영화평론가, 연구자로서 20년 이상 스포츠와 인연을 맺어 왔다. 현재는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