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에 이 회장 연임 반대 글 올라…다른 직원들도 동참 분위기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대한체육회 노동조합(위원장 김성하)이 이기흥(69) 회장의 3선 도전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데 이어 간부급 직원까지 연임 반대 행렬에 동참하고 나섰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대한체육회 방에는 6일 'IOC 위원장에게 바란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체육회 직원으로 추정되는 작성자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025년 임기를 끝으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아름다운 퇴장'을 선택했다"면서 "(반면) 이기흥 회장은 연임을 위해 지속적이고도 교묘하게 정관 개정을 반복하고 있다. IOC도 책임감 있는 자세로 이기흥 회장의 IOC 위원직을 즉각 중지시키고, IOC 윤리위원회에 조사 착수를 지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체육회 내부 게시판에는 간부급 직원이 실명으로 글을 올려 이 회장 재임 8년을 되돌아보면서 현재 상황에 이른 것에 대한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 간부는 "안팎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후배들의 상황에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던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가장 큰 영광은 결코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매번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우리가 다시 일어나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언제나 함께하는 선배이자 동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간부는 선거 반대 의사를 공공연하게 표명하거나 단체 행동을 할 경우 선거법에 저촉될 것을 염려해 명확한 반대 표명을 하지 않았지만, 최근 이 회장의 3선 반대를 선언한 후배들의 행동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후배들의 행동에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우리가 후배들을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문을 쓴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간부의 글에는 50여명이 넘는 직원들이 공감과 지지를 표시하는 댓글을 달았다.
한편 이 회장은 3번째 임기에 도전하기 위해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위원장 김병철)에 연임 관련 심사를 위한 자료를 제출했다.
체육회 및 산하 단체 정관에 따르면 체육회장을 포함한 임원은 임기를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3선 이상 연임을 하려면 스포츠공정위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체육회 노조는 스포츠 공정위 1차 심사가 열린 4일 소위 회의실 앞에서 이기흥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등 3선에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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