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최용구 기자] 액화천연가스(LNG)를 보관 및 저장하는 화물창이 주목 받는다. LNG운반선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관련 분야인 화물창 역시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감지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지티티(Gaztransport&Techigaz)는 지난달 말 3분기 실적 발표에서 LNG운반선 건조 슬롯이 오는 2028년부터 연간 100척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LNG운반선 수주 호황을 맞은 국내조선사들의 슬롯은 내년까지 꽉 찬 상태다. 2026년 이후의 시장 조정 상황과 중국조선소의 슬롯 확대 등 흐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LNG화물창은 LNG운반선의 핵심 기자재로 지티티가 설계 특허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그런만큼 지티티의 시장전망에 관련업계에선 주목할 수 밖에 없다.
막(membrane) 타입의 독보적 기술을 보유한 지티티는 선박 제조사들에 판매하는 특허권이 수입의 대부분이다. 업계에선 국내조선사가 지티티에 지불하는 로열티가 선가의 약 5%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티티는 올해 1~9월 4억6500만유로(약 697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55% 증가한 수치다. LNG운반선 시장 성장으로 실적이 급성장한 것이다.
국내 조선업계에선 LNG 화물창 기술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운반선 1대당 수십~수백억달러에 달하는 로열티 지출을 줄이고 중국과 격차를 벌릴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LNG화물창 국산화는 지난 7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도 논의됐다. 하지만 앞서 한국가스공사, HD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이 공동 참여한 ‘한국형 LNG화물창(KC-1)’의 기술 결함과 이로 인한 소송 등 잡음이 일면서 후속 연구개발은 수년째 표류 상태다.
지티티가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점도 국산화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술적 위상이 높은 지티티의 화물창을 탑재하지 않을 경우 LNG운반선 수주 경쟁에서 밀린다는 것이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티티를 배제하고선 화주로부터 선박 수주를 받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한국과 중국 모두 지티티의 화물창 기술을 쓰고 있는데 중국의 용접기술이 갈수록 정밀해지고 있는 데다가 가격 경쟁력을 기본적으로 갖췄단 점에서 걱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LNG운반선 시장이 좋기도 하고 또 앞으로는 수소운반선도 있다”며 “수소를 보관·저장하는 것은 더욱 극한 상황에 대한 기술을 요한다. 관련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우리나라는 열심히 배만 짓고 부가가치는 전부 선진업체로 넘어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