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이 순이익보다 많아…'지분 81.5% 보유' 사우디 정부가 수혜
중동 긴장에도 3분기 유가 '주춤'…아람코, 내달 아시아 공급가 인하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대 규모인 배당금은 유지하기로 했다.
5일(현지시간) 미 CNBC방송 등에 따르면 아람코는 7∼9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4% 정도 줄어든 275억6천만 달러(약 38조1천981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아람코가 제시했던 예상치 269억 달러(약 37조2천834억원)보다 많지만 2분기 291억 달러(약 40조3천209억원)보다는 5%가량 줄어든 것이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도 불구하고 수요 부진 여파 등으로 국제 유가가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한 데다 정제 마진 감소 등도 순이익에 악영향을 끼쳤다.
또 석유수출국기구(OPEC) 비회원국들의 원유 공급도 늘어난 가운데, 사우디 은행 알 라지 캐피털 자료를 보면 석유 평균 판매 가격은 2분기 배럴당 85달러에서 3분기 78.7달러로 하락했다.
아람코는 3분기 평균적인 원유 판매가격이 배럴당 79.3달러로 전년 동기 89.3달러보다 10달러가량 낮았다고 밝혔다.
아람코는 그럼에도 310억5천만 달러(약 43조원)에 이르는 배당은 유지한다고 밝혔다. 배당금은 기본 지급액 203억 달러(약 28조1천317억원)와 실적과 연계된 108억 달러(약 14조9천666억원) 등이다.
아람코 지분은 사우디 정부와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각각 81.5%와 16%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들이 배당금의 대부분을 받게 된다.
사우디 재무부는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4%에서 0.8%로 크게 하향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예산 부족액 전망도 기존 1.9%에서 2.9%로 올린 바 있으며, 아람코의 이번 배당은 정부 재정을 충당하는 데 쓰일 전망이다.
다만 아람코의 배당 규모가 순이익보다 많고 3분기에 순 부채 상태로 바뀐 만큼, 다음 실적 발표 때에도 배당 규모를 유지할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산유국 모임인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당초 결정했던 '점진적 증산' 계획을 다음달 말까지 한 달 더 연기하기로 한 가운데, 아람코는 다음 달 아시아 지역에 공급할 석유 가격을 인하하기로 했다.
아람코는 주력상품인 '아랍 경질유'에 대한 프리미엄(웃돈)을 이번 달 배럴당 2.2달러에서 다음 달 1.7달러로 낮추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업계에서는 프리미엄이 45센트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50센트 낮아진 것이다.
bs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