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인하대학교는 개교 70주년을 맞아 학교 설립에 기여한 하와이 교포들을 기리며 교내에 '하와이-인하 공원'을 조성했다고 6일 밝혔다.
하와이-인하 공원은 교내 정석학술정보관 옆 2천479㎡ 터에 조성됐으며, 공원 중앙에는 세계 속에 꽃 피울 도전 정신을 담아 '인하의 비상(飛上)'이라는 이름의 조형물이 건립됐다.
이 조형물은 지름 1.5m, 높이 10m 규모의 밀알 형태 구조물 12개로 구성됐다.
중앙 5개의 밀알은 1902년 인천에서 국내 첫 이민선 갤릭호를 타고 하와이에 도착한 교포들이 이민 50주년을 기념해 1952년 인하대 설립을 추진한 것을 의미하고, 외곽 7개의 밀알은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아 비상하는 인하대를 상징한다.
12개 밀알 한가운데 검은색 화강석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하와이 이민 50주년 기념사'가 새겨졌다.
이 전 대통령은 한국전쟁 중이던 1952년 12월 피난지 부산에서 김법린 당시 문교부 장관에게 인천에 공과대학을 설립하라고 지시했고, 인하대는 1954년 4월 24일 인천 현 미추홀구 용현동 캠퍼스 자리에서 인하공과대학이라는 이름으로 출범했다. 인하대라는 이름은 인천과 하와이의 첫 글자를 따 만들었다.
하와이 한인들은 일제강점기 때 민족 인재 양성을 위해 하와이에 한인기독학원을 설립했다가 해방 후 학원 부지를 매각한 뒤 인하대 설립 자금을 지원했다.
인하대 관계자는 "하와이-인하 공원은 학교 설립을 지원한 하와이 교포들의 고국 발전 염원을 기리고 세계로 뻗어 나갈 인하인의 미래를 상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애초에 검토됐던 이승만 전 대통령 사진 조형물은 공원에 조성되지 않았다.
인하대 총동창회는 학교 설립과 관련한 이 전 대통령의 공헌을 고려해 그의 역할을 부각하는 조형물을 건립하려 했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 이후 일단 건립 계획을 보류했다.
총동창회는 이 전 대통령이 인하공과대학 초대 학장에게 교기를 전달하는 사진을 넣어 조형물을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학교 안팎에서 개교 기념사업을 구실로 '이승만 띄우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지난 6월 21일 예정된 공원 기공식을 취소하고 사업 추진을 보류했다.
하와이 인하 공원 준공식은 오는 13일 교내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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