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보라 기자]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이 최근 정기 인사를 발표한 가운데 롯데그룹의 인사에도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신세계그룹 오너가 장녀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회장으로 승진한데 이어 현대백화점그룹 차남 정교선 부회장도 이번 정기 임원인사에서 회장 직함을 달게 됐다. 두 기업 회장 승진의 성격은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번 인사로 국내 백화점그룹 오너 2세들이 모두 회장 직함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의 승진 여부에 특히 관심이 쏠린다.
6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 8월 일찍이 각 임원들의 자기 평가와 공적서 제출 등을 모두 마쳤다. 이런 이유로 이른 임원 인사가 예상됐다.
올해는 예년과 같이 11월 마지막 주에 정기 임원인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이 오는 9일까지 하와이에서 열리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롯데 챔피언십에 호스트 자격으로 참석하면서, 하와이 행사 이후 인사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사실상 마지막 검토가 남은 상황에서, 인사 폭이 정해지는 대로 이사회를 열고 늦어도 12월에는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롯데 인사의 최대 관심사는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의 역할 확대와 승진 여부다.
신 전무는 현재 롯데지주와 롯데바이오로직스 임원직을 맡아 그룹의 신사업을 이끄는 등 경영 보폭을 꾸준히 넓히고 있다. 특히 올해 롯데지주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며 보유 주식을 늘리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승진할 경우 롯데의 후계 구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롯데는 지난 8월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만큼 올해 인사는 ‘쇄신’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계열사 대표가 많아, 이번에 전격적인 교체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부회장), 이영구 롯데웰푸드 대표(부회장),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 등이 대상이다.
이에 대해 롯데지주 관계자는 "인사 방향과 시기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왼쪽). 정유경 (주)신세계 신임 회장. 사진= 신세계그룹 제공앞서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30일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계열 분리를 선언하고, 정유경 총괄사장을 ㈜신세계 회장으로 승진시켜 '정용진-정유경' 남매 경영 체제를 공식화했다.
정유경 회장은 2015년 12월 신세계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지 9년 만에 백화점 부문을 독자적으로 맡게 됐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신상필벌’ 원칙 아래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의 대표를 대거 교체했다. 이마트24와 신세계푸드, 조선호텔앤리조트, 신세계L&B, 신세계야구단, 신세계아이앤씨(I&C) 등 6개 계열사다.
인사와 함께 신세계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특히 화장품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신세계백화점 기획전략본부에 뷰티전략 태스크포스(TF)팀을 신설했다.
TF팀은 백화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뷰티 사업을 총괄하며, 뷰티 편집숍 '시코르'를 아우르는 총괄 조직도 신설했다. 백화점 부문에서는 모든 디자인 전략을 담당하는 비주얼전략 TF도 만들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정교선 그룹 부회장을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회장으로 승진시키는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정교선 회장의 승진은 2012년 부회장 승진 이후 14년만이다. 그는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직을 유지하며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을 보좌하고, 단일 지주회사 체제에서 그룹 경영을 이끌어갈 예정이다.
정 회장은 승진과 함께 조직을 MD전략, 채널전략, 경영지원 디비전 등 3개 부서로 나눠, 차별화 상품 확보와 시너지 강화, 수익성·성장성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인사는 안정에 무게를 뒀다. 주요 계열사 대표들을 전원 유임시키고 실적이 부진했던 현대면세점, 현대L&C, 지누스, 현대이지웰 4개 계열사 대표만 일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