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하수 기자] 대형건설사들의 올해 3분기 경영실적이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공사비 급등으로 원가율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원가율 개선에 주력한 건설사들은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 든 반면 나머지 기업들은 실적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의 올해 3분기 매출은 4조4820억원, 영업이익은 23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15.1%, 22.1% 감소한 수치다.
현대건설은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늘었으나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매출은 올림픽파크 포레온 등 국내 대형 주택사업의 실적 반영으로 8조256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1% 성장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439억원에서 1143억원으로 53.1% 감소하면서 실익을 얻지 못했다.
영업이익이 급감한 데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탓이 가장 컸다. 회사 관계자는 “매출은 샤힌 에틸렌시설, 사우디 자푸라·아미랄 프로젝트 등 해외 대형 프로젝트 공정이 본격화하고, 국내 대형 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반영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늘었지만, 주요 원자재 가격의 지속 상승과 현장 안전·품질 비용 확대로 원가율이 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도 3분기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같은 기간 대우건설은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23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1902억원) 대비 67.2% 감소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2조9901억원) 대비 14.8% 감소한 2조5478억원을 기록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진행 현장 수 감소와 지속되는 원가율 상승, 일부 현장의 일시적 추가 원가 반영으로 매출 및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며 “기 수주 프로젝트의 착공 추진과 나이지리아 현장 등 수익성이 견고한 대형 현장 위주의 매출 확대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같은 기간 전년 동기 대비 5.4% 늘어난 1조88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23.5% 감소한 47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DL이앤씨와 GS건설 등 원가율 개선에 주력한 건설사들은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DL이앤씨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833억원으로 전년 동기 804억원과 비교해 3.7% 증가했다. 매출액도 지난해 3분기 1조8374억원에서 올해 1조9189억원으로 4.4% 상승했다.
수익성 지표를 살펴보면 DL이앤씨의 3분기 원가율은 직전 분기보다 2.4%포인트 개선된 87.8%다. 100% 자회사인 DL건설도 직전 분기 대비 3.4%포인트 개선된 92.2%를 기록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도 불구하고 원가율 개선 등으로 본격적인 실적 개선 추세가 시작됐다”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탄탄한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양질의 신규 수주를 이어가 점진적인 실적 개선을 실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GS건설도 3분기 가파른 실적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 기간 GS건설의 매출은 3조1092억원으로 지난해 3조1075억원보다 0.1%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602억원에서 818억원으로 35.9% 증가했다. 이 영향으로 올해 누적 영업이익도 2457억원을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GS건설은 공사비 급등과 지난해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사고 대손충당금 영향으로 지난해 2분기 매출원가율이 107%까지 올랐으나 올해 3분기에는 92%로 낮아지는 등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원자재값‧인건비 상승세가 지속되고 안전‧품질에 투자하는 비용이 예전보다 크게 늘면서 원가율이 건설사들의 실적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4분기에도 공사비가 하락할 조짐을 보이지 않아 내년 초까지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