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에 아시아쿼터 아레프 모라디까지 빠졌다. 사실상 이빨이 모두 없는 상황. 하지만 대한항공에는 ‘강한 잇몸’ 정한용(23)이 있었다.
정한용. ⓒKOVO대한항공은 5일 오후 7시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19-25, 25-22, 29-27, 25-22, 15-8)로 승리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경기 승리로 승점 10점(3승2패)을 기록하게 됐다. KB손해보험은 승점 1점을 추가했으나 5연패 늪에 빠졌다.
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대한항공은 올 시즌 초반 주축선수들의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는 어깨 부상, 미들블로커 김규민과 아웃사이드 히터 이준은 발목 부상을 당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날 경기를 앞두고는 아시아쿼터 모라디 아레프마저 이탈했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아레프는 이날 경기에 동행하지 않았다. 단,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남자배구에서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그럼에도 대한항공은 1세트 아웃사이드 히터로 돌아온 정지석의 활약을 앞세워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이후 2,3세트를 연달아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다. 대한항공만 만나면 강해지는 안드레스 비예나는 2세트 10득점, 3세트 4득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위기의 대한항공을 구한 선수는 바로 정한용이었다. 1세트와 2세트에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 정한용은 3세트 8득점에 이어 4세트 6득점(공격 성공률 44.44%)을 터트리며 맹활약했다.
백미는 5세트였다. 정한용은 5세트에서 15득점 중 무려 8득점을 홀로 만들며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공격 성공률 또한 63.64%로 상당히 높았다. 정한용이 5세트 초반 불을 뿜으면서 대한항공은 벼랑 끝에서 생존했다.
정한용은 이날 경기에서 26득점을 기록했다. 이중 후위공격 5개, 블로킹 3개, 서브에이스 4개를 기록, 개인 통산 2번째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KOVO이러한 활약에 팀 동료 정지석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지석은 외국인 선수가 모두 결장한 이날 경기를 앞두고 무슨 대화를 나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난해부터 이런 상황이 많아 특별한 얘기는 하지 않았다”면서 “일단 우리팀에는 정한용이라는 걸출한 선수가 있다. 아웃사이드 히터, 아포짓 스파이커까지 소화했으며 트리플크라운도 했다. 이제 육각형 선수가 됐다. 지난해 임동혁을 믿었다면 올해는 (정)한용을 믿겠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가 없지만 정한용이 있어 웃을 수 있는 대한항공이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