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속기가 없다…현대차 "트랜시스 파업에 일부 생산 중단"

뷰어스 2024-11-05 22:00:23
현대트랜시스 연구진이 시트 안전성 등을 살피고 있다. (사진=현대트랜시스)


현대차가 현대트랜시스 노조의 파업으로 결국 일부 생산이 중단됐다. 현대차 울산 1공장은 변속기 등의 핵심부품을 트랜시스로부터 공급받지 못해 생산을 중단했다고 5일 밝혔다. 현대트랜시스는 현대차그룹에 주요 차종에 변속기와 감속기, 차량 시트 등을 공급하는 핵심 부품사 중 하나다.

■ 현대트랜시스 “지곡공장, 생산 중단”…노조, 정의선 회장 자택부근 등 집회

이날 현대트랜시스 관계자는 “현재 노조와 협상을 계속 진행 중”이라면서 “지곡공장과 성연공장 두 곳의 공장이 있는데, 지곡공장이 파업으로 인해 생산이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현대차에 변속기 등이 공급되지 않아 결국 생산이 중단됐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현대차는 "아직 재고량이 충분하다"고 했고, 현대트랜시스는 "조만간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하지만 현대트랜시스 노사의 협상이 교착상태가 지속되면서 결국 완성차 생산 차질로 이어지고 말았다.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전체 영업이익의 두 배 수준을 성과급으로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이렇게 되면 금융권 대출로 성과급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비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정기승급분을 제외한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과 전년도 매출액의 2% 성과급 지급 요구를 하고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총액은 약 24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현대트랜시스 전체 영업이익인 1169억원의 두 배가량에 해당한다.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사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지난달 말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어 현대차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도 1000여명이 집회를 가졌다.

현대트랜시스 사측도 ‘무노동, 무임금’ 원칙으로 대응하고 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쟁의행위에 참가해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근로자에 대해 그 기간 중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 파업 장기화로 ‘생산 차질’…현대차, 4분기 판매에 영향 불가피 전망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현대차의 판매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트랜시스 지곡공장에서는 현대차·기아의 쏘나타, 그랜저, 코나, 싼타페, 제네시스 등 주요 차종에 들어가는 변속기를 생산하고 있다. 전기차 아이오닉 5 등의 변속기나 감속기 등도 이곳에서 생산된다.

현대차는 변속기를 다른 곳에서 수급받을 수 있는 곳이 없어서 사실상 차량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트랜시스로부터 변속기 등을 공급받고 다른 곳으로부터 수급은 쉽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트랜시스 관계자는 “사측에서는 계속 협상을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지곡공장은 자동변속기 등을 생산하고 있는데, 파업으로 인해 공급 자체가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현대차는 지난달 판매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의 여파로 판매가 줄었다. 현대차의 10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 줄어든 37만1421대를 기록했다. 이에 현대차는 “환율과 금리변동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경영환경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차세대 모델을 투입해 판매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 트랜시스 노조 파업으로 일부 완성차 공장의 생산이 중단되면서 4분기 판매량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