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함께 北옹호했지만 미묘하게 강조점 달라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단순히 제재와 압박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완화하고 상호 신뢰를 증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4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푸충 주유엔 중국대사가 한 발언이다.
그는 "안보리는 한반도 문제에 대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북한을 한목소리로 규탄한 한국과 미국에 맞서 중국도 '북한 옹호'에 나서기는 했지만 러시아와는 미묘하게 결이 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푸 대사는 지난 5월31일 안보리 북핵 문제 공개회의에서도 "중국은 모든 당사국에 냉정과 자제를 유지해 긴장을 고조시키고 대립을 격화하는 어떤 언행도 피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을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안나 옙스티그네예바 유엔 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는 서방국들이 여전히 냉전 시대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 위험한 교착 상태를 벗어나고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접근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북한을 적극 감쌌다.
미국 등 서방이 북한을 악마화하면서 효과없는 제재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푸충 대사는 한반도 문제가 결국 북한과 미국간 상호 신뢰의 문제라는 점도 상기시켰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은 물론 북한의 ICBM 도발에 대한 안보리 차원의 추가 대북 제재에는 반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상황 악화'에 반대하며 '상호 신뢰'를 강조했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등으로 상징되는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행보에 최근 중국이 외교적으로 복잡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는게 외교가의 반응이다.
중국은 북한군 파병에 말을 아끼고 있다. 지난 1일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군 파병과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북한과 러시아 양자 관계는 그들의 문제"라고 대답했다.
또 미국이 최근 중국을 향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영향력을 발휘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물론 중국은 북한에 대해 여전히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 또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대립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와 달리 자유 무역체제와 국제적 위상, 특히 한반도 정세의 안정 등을 고려해야 하는 중국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경우 중국의 '이중적 태도'를 외교적으로 잘 대응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해 "유엔 회원국이 안보리 결의를 이행하지 않을 때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교과서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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