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난 파리올림픽에서 남자 400m 계주 은메달과 여자 투창에서 기타쿠치 선수의 금메달 획득으로 아시아 육상의 강국임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일본의 성과는 한국육상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그 이유는 신체구조나 체력 면에서 일본과 우리는 유사하기에 선수를 관리하고 훈련하는 방법을 합리적으로 연구해 실천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1일 서울교육대학교에서 한국체육사학회(회장 김방출)와 한국육상진흥회(회장 박정기)는 침체된 한국 육상의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 발전을 위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김방출 한국체육사학회 회장을 비롯해 박정기 한국육상진흥회 회장, 장신호 서울교육대학교 총장, 한국체육인회 진수학회 회장, 육상 원로 양재성 전KBS해설위원 등 육상전문가 및 학계 그리고 체육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포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서울대학교 권순용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의 육상 경기력을 포함한 전반적인 현황과 발전 방안들을 현실적으로 검토하여 우리나라 육상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과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한, 현실적으로 엘리트 선수 위주의 지원에서 벗어나 생활체육을 비롯해 거시적인 차원에서 '한국 육상'의 공공성 키워드를 제안했다.
그리고 성봉주 전육상연맹이사는 다른 종목(양궁)과 다른 국가(일본)와의 비교를 통해 우리나라 육상선수의 경기력이 부진한 이유를 진단했다. 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육상계에 대한 지원과 국가적인 투자가 한국 육상의 도약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양종구 체육기자연맹 회장, 이준 전 국가대표 육상감독, 김경순 신북초등학교 교사, 이정호 한국체육대학교 교수가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한국 육상의 희망찬 미래를 위한 건설적인 의견이 오갔다.
이준(LSG) 감독은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육상 지도자는 열정이나 수준이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취약하며, 각 시도 소속 팀들은 오로지 도민체전이나 전국체전에만 중점을 두고 훈련을 하고 있어 육상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학은 한국체육대학교 외에 선호하는 선수가 적어 다른 국립대학교에 기초 종목을 의무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포럼을 주최한 김방충 교수는 이준 감독의 서울체고 제자로서 전국 교육대학의 육상발전을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이번 포럼을 통해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및 2024 파리올림픽에서 부진을 겪은 우리나라 육상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내년 구미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선수관리, 육상 종목 육성을 위한 정책 개발 등 방법론을 모색하기를 기대했다.
학계와 종목단체가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포럼은 학문적인 시선과 스포츠 현장의 시각이 한국 육상의 발전을 위해 같은 곳을 보고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포럼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