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프로축구 FC안양의 ‘승격 명장’ 유병훈 감독이 K리그2(2부리그) 우승 확정일 당시 아내의 갑상선 암 투병을 밝히며 눈물을 흘렸던 이유를 좀 더 자세히 밝혔다.
FC안양의 창단 첫 K리그1 승격을 이끈 유병훈 감독. ⓒ프로축구연맹스포츠한국은 5일 경기도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안양의 창단 첫 K리그1(1부리그) 승격을 이끈 유병훈 감독을 만났다.
안양은 2일 오후 2시 경기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4 38라운드 부천FC와 원정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안양은 이 무승부로 승점 62점에 올라 리그 최종전을 남기고 마지막 경쟁자였던 서울 이랜드(당시 남은 두 경기 전승해도 61점)를 따돌리며 K리그2 우승을 거머쥐었다. K리그2 우승팀에게 주어지는 자동 승격 자격에 따라 2013년 창단 후 11번째 시즌 만에 처음으로 K리그1 승격을 이뤘다. 안양에서 코치로 오랜 세월 함께했지만 프로 감독으로서는 올해가 처음이었던 유병훈 감독이 데뷔 시즌에 구단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일을 해낸 것.
그런데 기뻐해야할 우승날, 유 감독은 미안함의 눈물을 흘렸다. 바로 아내의 암 투병 사실이 있었던 것. 그는 당시 우승 기자회견에서 "아내가 갑상선 암 진단을 받았다. 나의 스트레스를 아내에게 옮긴 것 같아 미안하다. 큰 병원에 가서 정확한 조직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큰일이 아니길 빈다. 그래도 수술을 하면 괜찮아진다고 들었다. 힘들었던 사람들에게 시간을 돌려주고 싶다"며 힘겹게 눈물을 참고 기자회견을 마쳤다.
그리고 이날(5일) 유 감독에게서 눈물의 더 자세한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시즌 중 쉬는 날에 경기 준비를 위해 경기장에 나가려는데, 아내가 병원을 같이 가자고 하더라. 피곤하기도 하고 경기에서 정신을 떼고 싶지 않아 힘들어 혼자 가라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런데 몇 시간 뒤 아내가 울면서 전화를 해서 깜짝 놀랐다. 갑상선 암이라더라. 내가 조금 피곤하다고 아내 혼자 그 무거운 얘기를 듣게 했다는 게 너무 미안했다. 그게 후회스러워서 우승 당일에 눈물을 또 흘리게 되더라. 현재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지만, 그래도 수술하면 괜찮아질 확률이 높다고 해서 그나마 다행이다.”
미안함과 후회로 우승 당일까지 잠 못 이루고 눈물을 흘렸던 유병훈 감독. 그는 이날 스포츠한국과 인터뷰 전, 사랑하는 아내의 손을 잡고 검진을 위해 병원을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