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양자컴퓨터와 고전 컴퓨터를 함께 활용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양자컴퓨터에 필수적인 오류 완화 기술 없이도 양자 시뮬레이션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양자기술연구단 임향택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분자 간 결합 거리를 정확히 추정할 수 있는 양자컴퓨팅 알고리즘을 구현해 양자오류 정정 기술 없이 정확한 계산을 수행하는 데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양자컴퓨터는 연산에 들어가는 자원이 늘어날수록 오류가 급격히 증가하는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의 하나로 고전 컴퓨터와 양자컴퓨터 장점을 결합해 양자컴퓨팅 프로세스(QPU)와 CPU로 더 빠른 계산을 수행하는 '변분 양자 고윳값 계산기'(VQE) 기술이 활용된다.
IBM과 구글 등에서 VQE를 활용하고 있지만, 양자 연산 최소 단위인 큐비트 기반 VQE는 현재 광자 시스템에서 최대 2큐비트, 초전도 시스템에서는 12큐비트까지만 구현됐고 더 많은 큐비트를 쓸 경우 오류 문제가 다시 발생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큐비트 대신 큐디트라는 고차원 양자 정보를 활용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큐디트는 큐비트가 표현하는 0과 1 외에 2, 3, 4 등 여러 상태를 가지는 양자 단위로, 연구팀은 광자의 궤도각운동량 상태를 이용해 이를 구현했다.
연구팀이 이 방법으로 16차원 계산이 필요한 수소 분자와 리튬 하이드라이트(LiH) 분자의 결합 거리를 추정하는 양자화학 계산을 수행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광자 기반 VQE로 처음 16차원 계산을 구현한 사례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특히 이 VQE는 별도 오류 완화 없이도 원자 간 결합거리와 바닥 상태 에너지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 책임연구원은 "적은 자원으로도 화학적 정확도에 도달할 수 있는 큐디트 기반 양자컴퓨팅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신약 개발과 배터리 성능 개선 등 다양한 실용적인 분야에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23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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