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상생협의체 10차 회의도 '실패'…7일 최종 중재안 제시

스포츠한국 2024-11-05 13:20:04
지난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제10차 회의 ⓒ연합뉴스 지난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제10차 회의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음식점이 배달앱에 내는 중개수수료를 낮추기 위해 마련된 배달앱 상생협의체가 10번의 거듭된 회의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배달플랫폼 1, 2위 업체인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차등 수수료율’이라는 상생안을 내놨으나, 입점업체가 수수료 5% 이하를 주장하며 의견이 엇갈렸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이하 상생협의체)는 전날 오후 2시30분부터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10차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땡겨요 등 배달플랫폼과 전국가맹점주협의회·한국외식산업협회·소상공인연합회·전국상인연합회로 이뤄진 입점업체 측이 참여했다. 공익위원으로는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정수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 등이 자리했다.

이들은 이번 회의에서도 수수료 부담 완화 방안을 두고 논의를 이어갔다. 배달의민족은 6차 회의에서부터 매출 상위 구간별로 기존 수수료율(9.8%)을 6.8%, 2% 등으로 나눈 ‘차등 수수료율’을 제시해왔다.

쿠팡이츠는 지난 회의에서 수수료율을 9.8%에서 일괄 5% 낮추되 배달비 일부를 점주들이 내는 안을 제시했으나, 입점업체의 반발을 샀다. 이번 10차 회의에서 처음으로 차등 수수료율을 상생안으로 내놨다. 다만, 구체적인 구간별 수수료율 안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입점업체 측은 지난 회의와 마찬가지로 ‘수수료율 5% 상한’이라는 단일안을 고수했다. 김진우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배달앱에 종사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벼랑 끝에 있다”며 “수수료율은 5% 이하여야 소상공인 숨통이 트인다”고 주장했다.

입점업체 측은 ‘무료배달 폐지’도 요구했다. 현재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은 유료 구독 회원에게 배달료를 받지 않고 있다. 이는 결국 배달의민족 중개수수료가 6.8%에서 9.8%로 오르는 계기가 됐다. 김 공동의장은 “무료배달이라면서 입점업체에 배달비를 전가하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달의민족 측은 무료배달 폐지에 비교적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은 회의에서 “9.8% 수수료의 원인인 플랫폼의 과도한 출혈 마케팅을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반면, 업계 최초로 무료배달을 시작해 배달앱 시장 2위에 오른 쿠팡이츠의 입장은 달랐다. 유성훈 쿠팡이츠 본부장은 모두발언에서 “차등수수료율을 도입해 중소영세 상점 수수료 부담은 낮추고, 소비자 무료배달 혜택도 지키는 방안으로 추가 상생안을 제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상생협의체의 회의는 결국 오는 7일로 한차례 더 미뤄졌다. 공익위원들은 그간의 논의를 종합해 최종적인 중재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각각 내놓은 차등수수료율을 비교하고, 입점업체와의 의견 차이를 좁히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공익위원들은 지난 9차 회의에서 배달의민족에게 수수료를 9.8%에서 7.8%로 인하하고, 매출 하위 80%에는 6.8% 이내 차등 수수료를 적용하는 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상생협의체 위원장인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벌써 (정부가 목표 기한으로 정했던) 10월이 지났기 때문에 11차 회의에서 마무리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타결을 희망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과제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상생협의체 난항이 당연한 결과라는 의견이 나온다. 각 회사마다 수익과 운영 방식이 다른 만큼, 이를 ‘배달플랫폼’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묶어 같은 결론을 내기란 애초에 쉽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채널이 판매자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각각 다르듯, 배달플랫폼 4사가 동일한 수수료율과 정책으로 합의를 보기란 어려운 일”며 “입점업체 측도 각자의 이해관계로 인한 의견차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