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행원 앞바다에서 발견…"해조류 끼면 활동 지장"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폐어구가 몸에 감긴 채 헤엄치는 남방큰돌고래가 제주 바다에서 또 목격됐다.
5일 다큐제주와 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3시 50분께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앞바다에서 길이 60∼70㎝의 폐어구(그물·밧줄 등)가 꼬리에 감긴 남방큰돌고래가 목격됐다.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은 "보호종인 남방큰돌고래 모니터 중 광어를 사냥한 돌고래를 발견했는데, 자세히 보니 꼬리에 폐어구가 감긴 것이 선명하게 확인됐다"며 "폐어구 굵기가 있어 보이고 줄에 해조류들이 아직 부착이 안 된 점 등을 보면 걸린 지 얼마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남방큰돌고래는 성체에 가까운 돌고래로 아직은 움직임과 먹이 활동이 활발하지만, 꼬리에 감긴 폐어구에 해조류가 끼기 시작하면 활동에 지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폐어구에 감긴 채 헤엄치는 제주 남방큰돌고래 [http://yna.kr/AKR20241105051800056]
실제로 지난해 11월 초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새끼 남방큰돌고래(일명 '종달이')가 몸에 폐그물이 감겨 힘겹게 헤엄치는 모습이 목격됐다.
종달이의 몸에 감긴 폐어구가 길이만 최초 3m가 넘고 폐어구에 해조류까지 끼어 무게가 늘어나는 바람에 종달이가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고 먹이 활동에도 큰 지장이 있었다.
이에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핫핑크돌핀스, 해양다큐멘터리 감독 '돌핀맨',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이 올해 1월부터 구조에 나서 8월까지 종달이 몸에 걸린 폐그물 일부를 자르는 데 성공했지만,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했다.
오 감독은 "종달이의 경우 자르고 남은 폐어구로 여전히 활발하게 움직일 수 없어 무리와 떨어져 외톨이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폐어구로 인해 제주 바다의 해양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폐어구에 감긴 두 개체…종달이(왼쪽)와 행원리 남방큰돌고래 [http://yna.kr/AKR2024110505180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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