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수소 가격이 여전히 높아 독일도 한국과 같은 고민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독일은 우월한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바탕으로 그린수소 확충을 탐색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진욱(광주 동구남구갑)·박지혜(의정부갑) 의원, 조국혁신당 서왕진 의원(비례대표)이 4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주최한 ‘지속가능한 수소경제 전략 마련을 위한 국회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은 독일 아고라 에네르기벤데 얀케 수소 프로젝트 리더는 수소의 산업화와 관련 경제성을 따져 적절한 용도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계에 수소는 축산 부문에서 사용할 수 있고 교통 부문에선 장거리 수송항공과 선박 운항에서 사용될 수 있다”며 “난방 부문에선 수소를 에너지 수요가 높은 경우에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중부 유럽과 노르딕 가정은 히트펌프를 많이 사용한다. 현지에선 200°C 정도의 온수를 공급하는 설비 가운데 가장 경제적인 전원이기 때문이다. 반면 수소의 경우 500°C 이상 온도가 필요한 열수요처에 사용하기 좋은 에너지 캐리어로 판단하고 있다.
교통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다. 독일은 수소차보다 전기차를 더 선호한다.
연료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촉매를 활용해 수소를 물로 변환하며 전기를 얻기보다 바이오가스와 바이오메탄올을 사용하는 게 가장 값싸다.
얀케 박사는 그린수소의 예를 들며 경우에 따라 경제성이 다름을 상기시켰다.
그는 “러-우 전쟁 초기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을 때 재생에너지 전력을 이용해 생산한 그린수소가 보다 경제적인 경우가 있었으나 천연가스 가격이 낮아진 현재 그린수소는 비싼 에너지 캐리어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린수소를 생산할 때 태양광, 풍력 등 전원별로 경제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며 “화석연료 기반 수소보다 그린수소의 경제성이 낮아질 때 정책적 수단을 활용해 보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얀케 박사는 그린수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독일의 노력을 소개했다.
그는 “독일 산업계 일각에서 공기 중의 CO2를 포집해 그린수소와 합성한 합성가스(=e메탄)를 생산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다만 합성가스의 가격이 여전히 높아 경제성 확보를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독일에서도 그린수소의 가격이 비싸다. 그래서 이를 기반한 합성가스도 비쌀 수 밖에 없다.
독일 정부는 합성가스에 대해 아직까지 큰 관심을 보이진 않고 있다. 하지만 불과 2022년 러-우 전쟁 발발 전에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아 배관망 등 인프라를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합성가스가 필요하다.
독일의 이러한 사정은 한국과 일본도 비슷하다. 한국과 일본은 천연가스를 주력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일본 대형 가스회사들은 2030년 이후 합성가스를 보급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으며 한국의 산업통상자원부도 관련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
얀케 박사는 “한국의 ‘수소경제’라는 용어가 적절하지 않다”며 “대신 탄소감축경제, 탄소절감경제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수소산업을 육성하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고 수출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며 수소에 대해 한국과 비슷한 인식을 보여줬다.
독일은 수소의 산업화와 관련해 한국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