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등 SNS 후기 효과 전혀 안 해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전북 도민의 세금 5천만원이 들어간 '이성계 역사 탐방 프로그램'에 대한 사후 관리가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전주가 '태조의 본향'임을 알리고자 인플루언서, 파워 블로거 등을 대상으로 한 역사 탐방을 기획했으나 운영 전반을 위탁업체에 맡긴 채 관리·감독에 손을 뗐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는 올해 3월 '태조 이성계 유적지 역사 탐방 사업자 공모'를 통해 '이성계리더십센터'를 선정한 뒤 5천만원을 지원했다.
이 센터는 도내에 산재한 '이성계 콘텐츠'를 홍보하기 위해 5월부터 4차례의 탐방을 진행했다.
탐방에는 매번 20여명의 인플루언서, 파워 블로거 등이 참여해 자신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탐방 후기를 올리는 방식으로 태조의 본향을 알리기로 했다.
1박 2일 일정의 탐방은 태조의 건국 신화가 담긴 전주한옥마을(경기전·오목대), 진안 마이산, 임실 상이암, 남원 황산대첩비 등을 순회했다.
그러나 역사 탐방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전북도는 프로그램의 효율을 제대로 따지지 않고 있다.
올해 4차례나 역사 탐방이 이뤄지는 동안 단 한 번도 인플루언서나 파워 블로거가 작성한 후기를 확인하지 않았다.
5천만원의 사업비를 들인 목적이 인플루언서나 파워 블로거의 탐방 후기를 통해 태조의 본향을 홍보하는 것임에도 이를 등한시한 것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역사 탐방을 할 때 현장에 나가서 어떻게 투어가 이뤄지는지 확인한다"면서도 "(탐방 참가자들의) 후기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참가자들의 SNS에 들어가 후기를 보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1년에 역사 탐방이 4차례 이상 이뤄지기 때문에 참가자들의 SNS를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납득하기 힘든 답변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위탁업체와는 수시로 의견을 주고받는다"며 "역사 탐방이 목적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d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