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I 중심으로 생물다양성 정보·지식 공유…기후변화 평가 등 활용 전망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시민단체와 국제기구가 쌓아온 방대한 생물다양성 자료가 전문가 검토를 거쳐 자연환경정책에 활용될 전망이다.
2일 한국환경연구원(KEI)에 따르면 KEI는 최근 탐조 모임 '서울의새', 해양 시민과학센터 '파란', 숲과나눔재단 산하 '풀씨행동연구소', 인천녹색연합 등과 함께 '생물다양성 정보 생산과 지식 공유'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업에는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와 국제 조류보호단체 '버드 라이프 인터내셔널' 등도 참여한다. 국제기구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과 독일 한스자이델재단이 동참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번 사업은 각자 목적에 따라 수집되는 방대한 생물다양성 자료를 모으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가령 서천갯벌에서 국가유산청, 질병관리청, 환경부, 해양수산부가 각각 유네스코 세계유산 관리, 조류인플루엔자 모니터링, 습지 보전계획 수립과 이행, 갯벌습지 복원을 위해 구축한 자료를 모아 정책 결정에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다.
여기에 지역 시민단체나 자연관찰 모임이 쌓아온 데이터를 더한다.
시민단체나 자연관찰 모임이 수집한 데이터는 장기간에 걸쳐 높은 빈도로 축적됐다는 점에서 가치가 큰 대신 전문성과 신뢰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조사 방법을 바꾸기보다 데이터에 담긴 의미를 추출해 활용 방법을 찾을 방침이다.
이후승 KEI 연구위원은 "나무 이름을 모르더라도 꽃이 핀 날짜를 기록하면 기후변화의 영향을 알 수 있다"며 "정확한 동정(분류학상 위치와 종 정보를 판별하는 작업)도 중요하지만 자료의 메시지와 쓸모에 집중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가공된 자료들은 생물다양성 관리지표 산출, 생물다양성에 대한 기후변화의 영향 평가, 해상풍력발전소 입지 선정 등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2018년부터 여의도샛강생태공원과 중랑천 등 12곳에서 탐조자료를 축적해온 서울의새 이진아 대표는 "동네에서 새 보는 것이 재밌다는 생각에 시작한 일이지만 전문가보다 더 자주 데이터를 남긴다는 데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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