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갓 튀겨낸 싱싱한 라면 맛보세요"...신라면의 고향 구미에서 라면 먹어보니

데일리한국 2024-11-02 12:00:00
구미라면축제 입구. 사진=천소진 기자 구미라면축제 입구. 사진=천소진 기자

[구미(경북)=데일리한국 천소진 기자] 지난 1일 개막한 ‘구미라면축제’에는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초가을의 쌀쌀함을 뜨끈한 라면 국물 한 모금으로 녹이는 이들의 모습은 오히려 짜증보다는 웃음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경상북도 경산에서 온 30대 여성 A씨는 “구미에서 라면 축제가 열린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찾아왔다”며 “오히려 이런 날 먹는 라면이 진짜 맛있게 느껴져 더 추억이 쌓이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구미라면축제에 참여한 방문객들이 체험을 즐기고 있다. 사진=천소진 기자 구미라면축제에 참여한 방문객들이 체험을 즐기고 있다. 사진=천소진 기자

3일까지 경상북도 구미시에서 ‘2024 구미라면축제’가 열린다.

기자가 방문한 축제는 '세상에서 가장 긴 라면레스토랑’이라는 콘셉트로, 구미역 앞에 475m의 라면 거리를 조성해 도심 곳곳을 축제 장소로 운영했다. 

특히 라면축제라는 이름답게 나만의 라면을 만들어 보거나, 축제에 참여한 업체들이 만든 이색 라면을 맛보는 등의 독특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이외에도 다양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을 수도 있고, 다양한 굿즈와 원하는 라면을 시중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매할 수도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지난해 축제 당시 9만 명 정도 방문하고 그 중 30%가 외지인이었는데 올해는 더 많이 오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일본, 대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외국도 참여하는 만큼 향후 국제적인 면 축제로 발전하고자 하는 꿈이 있다”고 설명했다.

농심 라면 판매소에 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 사진=천소진 기자 농심 라면 판매소에 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 사진=천소진 기자

구미시에서 라면축제를 개최하는 이유는, 국내 최대 라면 생산 공장인 농심 구미공장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농심은 1990년 구미공장을 설립한 이래로 구미시의 경제 활성화, 고용 증대 등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기업과 지역사회의 상생 모범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구미시는 이같은 점을 착안해 라면축제를 올해까지 3회째 개최하며 대표 지역 축제로 키우고 있다. 

농심은 이번 축제에서 ‘국내 대표 라면기업’을 주제로 한 팝업스토어 열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며 관광객을 끌어 모았다. 

팝업스토어에서는 포토존과 무인로봇 푸드트럭 등을 설치해 방문객들이 라면을 보고 즐기며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시대별 농심 라면 패키지를 전시해 라면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고 구미공장에서 당일 생산한 라면을 판매하는 이색 부스도마련했다.

김 시장은 “신라면 하나만으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농심이 참여함으로써 축제의 위상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상훈 구미공장장도 “구미라면축제는 지자체와 기업 간 모범적인 협력사례로 전 국민이 참여하는 새로운 문화행사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김장호 구미시장이 구미라면축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천소진 기자 김장호 구미시장이 구미라면축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천소진 기자

부지 4만2266㎡(1만2907평)의 구미공장은 연간 8000억원 규모의 식품을 생산해 국내외로 공급하며 농심의 제품 생산에 중요한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자동화 시스템과 고속 생산 체계를 갖춘 스마트 팩토리로, 현재 라면과 스낵 등 총 42종 제품을 생산 중이다.

특히 국내 신라면 생산량의 약 75% 이상을 차지해 농심의 심장으로도 불린다. 이곳에서의 신라면 분당 생산량은 약 600개에 달한다.

농심 구미공장 포장라인. 사진=농심 제공 농심 구미공장 포장라인. 사진=농심 제공

구미공장에서는 8단계의 제조 공정 과정을 거친다.

△소맥분과 배합수를 혼합해 반죽을 형성하는 '혼합' △반죽을 압연해 면대를 만드는 '압연' △면대로 꼬불꼬불한 면 가닥을 만드는 '절출' △절출된 면을 호화(익힘) 시키는 '증숙' △증숙된 면을 일정 크기로 잘라 납형(틀)에 담는 '절단' △납형에 담긴 면을 기름에 튀기는 '유탕' △유탕 후 면을 일정 온도로 식히는 '냉각' △면과 분말스프, 후레이크를 같이 포장하는 '포장' 단계로 이뤄진다. 

이 모든 과정은 최첨단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위생 절차 준수, 면·스프 모양, 포장불량, 수량부족, 소비기한 표시 검사를 포함해 총 5개의 AI 기술이 적용됐다.

김상훈 농심 구미공장장이 공장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천소진 기자 김상훈 농심 구미공장장이 공장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천소진 기자

김 공장장은 “구미공장은 고속도로에서 나오면 10분 안에 도착해 물류적인 면에서 중요한 거점이라 구미시에서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라며 “노동 강도를 줄임으로써 작업자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게끔 개조하고 있고, 인력 수급 및 지역 상생을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