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금 50조원 밑돌아…1월 말 이후 9개월 만에 최저 수준
한주간 해외 채권펀드 설정액 3천254억원↑…미국 주식 70억7천만달러 순매도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올해 들어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이 무색할 정도로 증시 대기성 자금이 시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30일 기준 49조5천973억원으로 집계돼 1월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투자자 예탁금 50조원 선이 무너진 건 올해 1월 26일(49조649억원)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가 2,700∼2,800선 사이를 오갔던 7∼8월께에는 투자자 예탁금이 60조원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으나 최근엔 국내 증시가 '박스피'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증시 활력도 빠지는 모양새다.
간접투자 상품인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도 자금이 유출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전날(1일) 기준 지난 일주일간 국내 주식형 펀드는 설정액이 53억원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채권형(1천237억원)·해외 주식형(785억원)·해외 채권형(3천254억원) 펀드는 모두 설정액이 늘어났다.
특히 북미 지역은 주식과 채권 모두에 자금 유입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북미 주식 펀드에는 지난 일주일간 1천748억원, 북미 채권 펀드에는 1천753억원의 설정액이 증가했다.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지난달 31일 기준 193조6천805억원으로 일주일 전(10월24일·198조8천93억원)과 비교해 소폭 줄었다.
같은 기간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81조6천224억원에서 85조7천302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한편 지난달 25∼31일 일주일간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나스닥100지수가 전고점에 근접해가면서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 물량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 약 70억7천만달러를 순매도 결제했다.
특히 호실적으로 주가가 급등세를 보인 테슬라를 5억8천만달러어치 순매도하며 적극적으로 차익을 실현했다.
같은 기간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배당 성장 상장지수펀드(ETF)로 유명한 'SCHWAB US DIVIDEND EQUITY'(SCHD) ETF였다. 다만 이 종목의 순매수 결제 규모는 3천854만달러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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