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스크린 주연작…"앞으로도 계속 생각날 영화"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배우 노윤서(24)는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2022)와 '일타 스캔들'(2023)에 나오는 앳된 학생의 모습으로 기억되곤 한다.
그런 노윤서가 20대 첫사랑의 설렘과 갈등을 그려낸다. 다음 달 6일 개봉하는 조선호 감독의 신작 '청설'에서다.
'청설'은 노윤서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그의 전작 '20세기 소녀'(2022)는 넷플릭스 영화로, 극장 개봉작은 아니었다.
"'청설'의 주제는 '처음'과 관련돼 있어요. 첫사랑 이야기기도 하고요. 제겐 첫 스크린 영화인 만큼 앞으로 계속 생각날 것 같아요."
3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노윤서는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영화에서 노윤서는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는 수영선수인 동생 가을(김민주 분)을 뒷바라지하는 여름을 연기했다. 수영장에서 여름과 마주친 용준(홍경)이 첫눈에 반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름과 가을이 수어로 대화하는 것을 본 용준은 자매가 청각장애인이라고 직감하고 대학 시절 배운 수어로 말을 건다. 그렇게 세 사람은 수어로 마음을 주고받는다.
노윤서는 "수어로 소통할 땐 표정이 70%를 차지한다. 같은 수어를 해도 표정을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평서문이) 의문문으로 바뀐다"며 "그만큼 표정에 신경 쓰다 보니 표현력도 많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음성을 쓸 수 없어 자연스럽게 몸으로 표현하게 됐다"며 "몸짓에 신경 쓰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앞으로도 (연기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노윤서와 홍경, 김민주는 자연스러운 수어 연기를 위해 석 달 동안 함께 수어를 배웠다. 모두 20대인 이들은 금세 친해졌다고 한다.
노윤서는 "비슷한 나이에서 오는 케미(호흡)가 있었다"며 "죽이 잘 맞아 즐기면서 촬영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청설'은 2010년 국내 개봉한 동명의 대만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원작의 순수한 감성은 살리되 시대 변화와 한국적 정서에 맞춰 과감한 변화를 줬다.
노윤서는 캐스팅 제안을 받아들인 데 대해 "대본을 읽을 때 마음을 울리는 장면이 많았다"며 "용준과 여름, 가을의 관계에 깊이와 개연성도 있었다"고 답했다.
영화에서 가장 극적인 감정 변화를 겪는 인물은 여름이다. 동생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게 전부라고 믿고 살아온 그는 불행한 사건을 계기로 가을뿐 아니라 용준과 갈등을 겪으면서 한 단계 성장한다.
노윤서는 여름의 캐릭터를 "새로운 인간관계에서 매우 조심스럽고 배려심이 많은 친구"라며 "그런 생각에 갇혀 있어 더 중요한 걸 놓치고 살아간다"고 소개했다.
그는 상대 역을 맡은 홍경이 재치 있는 애드리브로 장면에 생동감을 불어넣은 기억을 떠올리며 "캐릭터를 정말 많이 연구하고, 완전히 몰입한 모습이었다. 배우로서 존경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노윤서는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다가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학업을 하면서 모델로 활동하다가 배우가 돼보라는 제안을 받고 연기를 배웠다.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2024)에도 특별출연해 액션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노윤서는 "그때 여러 곳에서 좋았다는 반응을 얻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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