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협의체서 플랫폼·소비자 배달비 분담안 제시…쿠팡이츠는 거부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박재현 기자 = 배달앱 상생협의체 논의에서 배달비를 누가, 어떻게 나눠서 부담할지가 변수로 떠올랐다.
1일 상생협의체 참가자들에 따르면 공익위원들은 지난달 30일 9차 회의[https://www.yna.co.kr/view/AKR20241030165800030]에서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에 '무료배달'이라는 용어 대신 '회원배달'이라는 말을 사용하라는 중재안을 내놨다.
이는 사실상 무료배달을 중단하라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공익위원들은 배민과 쿠팡이츠가 전체 배달비 가운데 40%를 소비자와 함께 부담하고 입점업체는 60%를 부담하는 안을 제안했는데 양사는 이에 대해 온도 차를 보였다.
배달비는 특히 쿠팡이츠 상생안에서 논란이 됐다.
쿠팡이츠는 유료회원인 와우회원에게 무료배달 혜택을 제공하면서 고객 배달비를 사측이 부담해왔다.
이를 앞으로 입점 업주가 내는 대신 중개 수수료를 9.8%에서 5%로 낮추는 안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입점업체가 배달비 부담이 커진다면서 반발하자 공익위원들은 쿠팡이츠에 배달비 일부를 소비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한 셈이다.
배달비와 관련해서 한 공익위원은 외국처럼 소비자가 일부 배달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은 특히 "무료배달을 고수한다면 와우 멤버십 회원비를 올리는 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익위원의 이런 제안에 쿠팡이츠는 "배달비 부담을 고객에게 전가할 수 없으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단호하게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이츠는 상생협의체 회의에서 적자 상태인 회사의 어려움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이츠가 공익위원의 제안을 뿌리친 것은 시장 점유율 1위 배민을 추격하는 상황에서 무료배달을 중단하면 후발주자로서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업계에서는 분석한다.
쿠팡이츠는 고물가 상황에서 무료배달을 없애면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소비자단체 컨슈머워치는 이날 성명을 내고 "배달 서비스 소비자가 선호하는 무료배달을 획일적으로 폐지하는 것은 소비자 선택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면서 "입점업체와 소비자 중 누가, 얼마나 배달비를 부담할지는 자율적인 선택과 거래에 달린 일"이라고 주장했다.
쿠팡이츠와 달리 배민은 무료배달 중단에 대해 협의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민은 쿠팡이츠가 무료배달을 먼저 시작해 출혈경쟁을 일으키고 시장을 교란했다고 항변해왔다.
업계에서는 소비자가 배달비로 1천원 정도를 부담하게 되더라도 큰 저항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공익위원들은 9차 회의에서 배민에 수수료를 9.8%에서 7.8%로 인하하고 매출 하위 80%에는 6.8% 이하의 수수료를 적용하라고 제안했다.
배민은 수수료율에 대해서도 논의할 의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공익위원이 중재안을 냈는데도 수수료 인하를 놓고 결론을 못 낸 상생협의체는 오는 4일 10차 회의를 연다.
쿠팡이츠가 무료배달 중단 요구를 거절하면서 배달비 문제가 다시 논의의 초점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상생협의체에서는 광고료도 논란이다.
중재위원들은 배민이 가게배달 울트라콜 깃발 광고 최대 개수를 제한하라고 요구했다.
또 소비자가 주문하지 않아도 클릭만 하면 점주가 배민에 광고료를 지급하는 방식을 바꿔 주문당 광고료가 나가는 구조로 바꾸도록 제안했다. 하지만 배민은 광고 상품 변경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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